中 무대 실패에도 벤투 감독 낙점…선임 기준에 걸맞은 결정?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파울루 펜투 감독.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한국 축구가 파울루 벤투(49)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적잖다. 대한축구협회의 선택을 비난하는 목소리 역시 점차 커지고 있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벤투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카리스마, 전문성, 열정 등 있는 유능한 감독으로 판단했다. 기술적인 자료를 점검한 결과 앞으로 4년간 인내하고 잘 지원하면 분명 한국 축구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1승 2패로 마감한 한국은 월드컵 이후 신태용 감독을 비롯해 여러 후보군을 두고 차기 사령탑을 저울질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함께 녹아있었다.

나름의 기준도 세웠다. 월드컵 수준에 맞는 지도력과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의 격에 맞는 지도자여야 한다. 또 월드컵 예선 통과나 대륙컵 우승,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 우승 경험 역시 갖춘 지도자로 선임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벤투 감독의 이력을 살펴보면 크게 벗어나는 부분은 없다.

선수 시절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A매치 35경기에 출전한 벤투 감독은 은퇴 후 2004년 스포르팅 리스본 유소년팀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벤투 감독의 지도력은 이듬해부터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스포로팅 사령탑에 올라 2009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이 기간 컵대회와 FA컵 우승 등을 경험했다.

정점은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다. 2010년부터 포르투갈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유로 2016에서 팀을 4강 무대에 올려놨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무대도 경험했다.

그러나 월드컵 수준에 걸맞은 지도자인가에 대한 부분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2014 브라질 대회에서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앞세우고도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벤투 감독은 이후에도 실패를 거듭했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같은해 9월 열린 유로 2016 예선에서 알바니아에 패한 뒤 대표팀에서 경질됐다. 그리스 리그 올림피아코스를 이끌 당시에는 선수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아시아 축구 적응에 실패했다는 꼬리표도 붙었다. 중국 슈퍼리그 충칭 리판 감독을 역임했지만 13라운드까지 13위에 그치며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김 위원장은 비록 실패했지만 중국에서의 경험은 분명 대표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와 비슷한 중국의 경험은 아시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팬들의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훈련 방식을 우리 선수들에게 적용한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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