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하지만 굴하지 않겠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조던 클락슨이 한국의 잠재적인 8강전 상대 필리핀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남자농구 대표팀도 덩달아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바스켓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약체 몽골을 108대73으로 완파했다.
이틀 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104대65로 잡은 한국은 이날 몽골을 꺾으면서 사실상 A조 1위를 결정지었다. 오는 22일 맞붙는 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은 초반부터 몽골을 압도했다. 1쿼터에만 17점을 몰아넣은 허일영을 앞세워 첫 쿼터를 26-15로 마쳤다. 2쿼터까지 56-32로 앞서가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후 한국은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여유있게 승부를 마무리했다.
허일영은 3점슛 6개를 포함해 20점을 올렸고 귀화 선수 라건아는 19점 14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허일영은 "첫 경기 때 밸런스가 안 맞았는데 오늘은 감이 괜찮았다"며 "진짜 경기는 8강부터다. 예선 3경기 잘 마치겠다.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할 경우 8강에서 D조 2위를 만난다. D조에서는 중국과 필리핀이 8강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허재 대표팀 감독은 이틀만에 2차전을 다시 6일 뒤에 경기를 하는 이상한 일정에 어려움이 많지만 팀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재 감독은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면서 중국 혹은 필리핀을 만날 8강을 준비하고 있다. 휴식 기간이 길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신경쓰인다. 태국전이 끝나면 4일 뒤에 8강전이 열리는데 시간이 아침 10시다. 상대도 그렇지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8강부터는 매경기 결승이라는 생각으로 선수들과 잘 맞춰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변수는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최근 국제 대회 난투극으로 인해 국가대표 주축 선수들이 무더기 징계를 받은 관계로 팀 전력이 크게 약해졌다. 하지만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조던 클락슨이 이날 필리핀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클락슨은 21일로 예정된 중국과의 D조 최종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하지만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고 중국의 높이가 워낙 높아 필리핀이 조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허재 감독은 "우리한테는 불리한 상황이다. 필리핀은 클락슨으로 인해 팀 분위기가 올라갈 수 있다. 갑자기 그 선수가 들어와 우리에게 불리하지만 굴하지 않고 거기에 맞춰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허일영은 "클락슨의 가세가 위협이 되겠지만 농구는 1대1이 전부가 아니니까 선수들이 힘을 모아 배운다는 자세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형도 "경계는 하고 있지만 5명이 싸워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