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새만금 배수갑문을 열어 바닷물 유입을 상시화하고 오는 2020년으로 예정된 새만금호 담수화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금 제기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지난 10일 새만금호 8개 지점의 수심별 용존산소량과 바닥층 퇴적상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심 3m가 넘는 대다수 지역에서 담수(민물)와 해수(바닷물)가 위아래로 나뉘는 이른바 '성층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더구나 4m 아래부터는 용존산소량이 1㎎/ℓ 이하인 사실상 '무산소층'에 가까워 호기성 미생물도 살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조사단 측은 새만금호에 해수가 매일 유입되지 않은 탓에 이러한 '무산소화'가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새만금이 물밑에서부터 썩어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김형균 회장은 "바닷물은 무겁고, 담수(민물)는 상대적으로 가볍다"며 "호수에 새로 바닷물이 유입돼 수심 깊은 곳으로 내려가고, 기존의 산소가 사라진 물이 위로 떠오르는 게 자연스러운 순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해수가 지속해서 유입돼 물이 순환해야 생명이 살 수 있게 되는데, 새만금호 배수갑문은 매일 열리지는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물이 잘 순환되지 않고, 수심 4m 이하 깊은 지점의 용존산소량이 0에 가까워졌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새만금호 담수화는 '산소 없는 방에 밥상을 차려놓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만들겠다'는 어리석은 발상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새만금사업법은 새만금사업지역을 환경친화적으로 개발·이용 및 보전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며 "원칙에 입각한 새만금 개발 계획과 새만금호 수질 관리계획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