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물류센터 감전사고…아들 보낸 아버지는 울었다

아르바이트하던 대학생, 일 하다 기둥에 닿자 감전…끝내 숨져
유가족 "누전 사실, 직원들은 알고 있었다, 원통하다" 주장
물류센터 원청 "누전 알고 있단 이야기 처음 들어…도의적 책임, 최선 다할 것"

(사진=자료사진)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는 힘들고, 위험하니 가지말라고 그렇게 말렸는데…"

대전에서 택배 물류센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감전된 20대 대학생이 숨졌다.

16일 유가족과 택배회사 등에 따르면, 대학교 2학년 김모(23)씨는 지난 6일 친구와 대전시 대덕구 문평동의 한 택배회사 물류센터에서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했다.

전날 오후 7시 30분부터 6일 오전 4시 55분까지 일하기로 한 김씨의 일당은 9만 370원.

오전 4시쯤 일을 마친 뒤 마무리 작업을 하며 주변을 치우던 김씨는 굽혔던 허리를 펴면서 한 기둥에 몸이 닿았다.

그 순간, 김씨의 몸이 기둥에 달라붙었고, 감전사고를 당했다. 김씨를 발견한 친구가 소리를 지르며 김씨를 기둥에서 떼려 했지만, 친구 역시 팔에 전기가 통했다.


"살려달라"는 친구의 외침에도 2~30초 후에야 차단기가 내려갔고, 김씨와 친구는 대전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김씨는 이미 4~50분가량 숨을 쉬지 못한 상태였다고 김씨 아버지는 전했다.

결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김씨는 16일 오전 12시 3분쯤 숨졌다.

김씨의 아버지는 "뇌와 장기가 손상돼서 뇌사 쪽 가능성이 크다고 했는데 결국 하늘나라로 가버렸다"며 "너무 원통한 게 누전이 됐다면 바로 차단기가 내려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이 엄마는 혼수상태"라며 "대학에 2학기 등록까지 마친 상태인데 지금 세상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눈물을 훔쳤다.

물류센터 직원들은 해당 장소의 누전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김씨의 아버지는 주장했다.

아버지는 "그곳은 누전이 되는데 왜 거길 청소를 시켰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거기는 벌써 누전이 됐다는 걸 직원들은 알았다는 건데, 접근 금지나 라인 폐쇄 등 안전조치를 해야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안전관리 교육 역시 전기 누전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고, 매뉴얼을 보여주며 물류센터니 조심하라고 했다는 게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는 우리 아들에게 벌어진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CJ대한통운의 하도급 업체로 경찰은 해당 물류센터와 원청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수사에 나섰다.

CJ대한통운 측은 미리 누전을 알았다는 주장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이고 그 동안 누전관련 사고가 전혀 없었다"라며 "경찰에서 컴포터(전압을 다운시키거나 공급하는 장치)에서 누전이 일어났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청사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너무나 안타깝다"라며 "감전 사고가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럽고 재발을 막기 위해 이중, 삼중 조치를 취하고 있다. 유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것"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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