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지난달 1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소속으로 3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 3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홈런 2방을 터뜨리며 기자단 투표에서 한화의 재러드 호잉을 1표 차로 제치고 미스터 올스타의 영예를 안았다.
약 3000만 원의 KIA 자동차 K5도 부상으로 얻었다. 당시 김하성은 "어머니께서 차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상의를 할 것"이라며 만면에 웃음을 띄웠다.
하지만 후반기가 시작된 이후 침체에 빠졌다. 5월 타율 4할1푼7리, 6월 타율 3할7푼8리였던 김하성은 7월에는 타율이 1할6푼1리로 뚝 떨어졌다. 6월까지 3할4푼6리였던 타율이 3할 언저리까지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올스타전 이후 홈런을 노리고 스윙이 커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김하성은 7월 홈런 3개에 그쳐 6월보다 고작 1개가 많아졌을 뿐이다. 삼진도 6월보다 1개 많은 14개였다. 슬럼프가 길다 보니 나온 얘기였다.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도 분명 좋지 않은 징조였다.
14, 15일 삼성과 원정 2연전에서도 맹활약했다. 김하성은 14일 9회초 결승 1점 홈런 등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팀의 극적인 11 대 10 승리를 이끌었다. 박병호의 동점포에 이어 승부를 가르는 한 방을 날렸다.
15일에는 장타는 없었지만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2득점으로 3 대 2 신승에 기여했다. 4회 도루에 이어 득점, 7회는 상대 폭투 때 두 베이스를 뛰는 기민함을 보인 뒤 역시 득점했다. 호타준족답게 빠른 발이 돋보였다. 김하성의 활약에 넥센은 팀 창단 최장인 11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김하성은 "팀의 연승에 힘을 보탤 수 있어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후반기 시작하고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8월 들어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다"면서 "아시안게임에 맞춰서 감도 올라왔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스타전 이후 홈런 스윙을 한다는 지적,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김하성은 "스윙이 커진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열심히 달려와서 한번은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후반기 시작하고 온 것일 뿐"이라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 있었다"고 자체 진단했다.
체력 부담이 있는데 적극적인 주루는 힘들지 않을까. 김하성은 "박빙의 승부여서 뛰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체력 소모도 있지만 팀 승리가 먼저"라고 말했다. 이어 "3번 타순일 때는 뒤에 박병호 형이 있어서 기회를 끊을까 봐 잘 뛰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6번에서는 자주 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넥센의 기동력은 상승세의 한 원동력이다. 넥센은 올해 팀 도루에서 한화(100개)에 이어 2위(87개)다. 김하성은 "라인업을 보면 젊은 선수가 많은데 좀 더 빠르게 뛰어다니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 올라왔다"면서 "후반기 시작할 때 안 좋은 것을 잘 극복해서 이런 연승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시 살아난 김하성에게는 팀의 가을야구와 아시안게임 선전이 기대된다. 김하성은 "지금은 안 다치는 게 최우선"이라면서 "지금 밸런스와 컨디션이 올라왔기 때문에 대회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아시안게임이 끝나도 시즌 남는다"면서 "우리 팀이 지금 좋기 때문에 분명히 한국시리즈까지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하성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