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 '댓글조작 공범' 구속영장 청구…17일 심사 유력

'드루킹' 일당의 댓글 공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7일 새벽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5일 드루킹의 댓글조작 혐의의 공범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오늘 오후 9시 30분 김 지사에 대해 드루킹 등과 댓글조작 공범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2016년 11월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사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회에 참석해 댓글조작을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지속적으로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드루킹의 진술을 토대로 김 지사에게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드루킹은 특검에서 김 지사가 시연회에서 '킹크랩은 적법하다', '정치적 책임만 지면 되느냐' 등의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루킹 일당에게 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외교관직 등을 먼저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청구서의 범죄사실에 기재하지 않았다.

또 특검팀은 김 지사가 경공모 회원들로부터 27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율하지 않았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6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이 가운데 9일에는 3시간 30분 동안 드루킹과 대질신문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드루킹이 ▲댓글조작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 날짜 ▲시연회 이후 김 지사가 100만원을 줬는지 여부 ▲오카사 총영사 인사청탁 방법 등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만들었던 결정적 진술을 번복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드루킹이 운영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회원 '서유기' 박모씨와 '초뽀' 김모씨를 소환해 진술의 신빙성을 재확인한 끝에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했다.

한편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17일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특검팀이 범죄 혐의를 얼마나 객관적 증거로 입증하는지에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지사가 공무를 수행 중이고 휴대전화를 임의로 제출하면서 특검 소환에 충실히 임했던 만큼,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70조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을 때 ▲증거를 인멸할 혐려가 있을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 등에 한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 또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가능성 등도 고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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