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릴레이] 도넛맨 "가사가 너무 잘 들려? 그래야 랩이지"

<힙합 릴레이> 43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키드킹이 지목한 도넛맨입니다.

도넛맨(Donutman, 본명 송양원)은 귀에 쏙쏙 박히는 깔끔하고 촘촘한 랩 스타일이 돋보이는 음악을 꾸준히 선보이며 힙합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래퍼다. 중학교 때 처음 힙합의 매력에 빠졌다는 도넛맨은 2008년부터 믹스테이프 발표하며 내공을 쌓았고, 2014년 11월 첫 정식 싱글을 냈다. 2015년 방송된 엠넷 '쇼미더머니'(이하 쇼미) 시즌5에 출연해 인지도를 끌어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7곡이 담긴 첫 정규앨범 '레인보우'(R A I N B O W)를 발매해 자신이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 있게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이는 래퍼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올해 들어서는 '하우 투 러브'(How To Love), '사이언스 러브'(Science Love) 등 '사랑'을 주제로 한 말랑말랑한 분위기의 싱글을 잇달아 선보이며 이전과는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힙합은 의미 없이 살아가던 저에게 희망을 준 음악이다. 힙합 덕분에 나란 사람을 표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음악보다는 평소 잘 챙기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챙기고 있다. 6~7년 동안 생활 패턴이 엉망이었다. 작업을 하다 보면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체력이 많이 떨어졌고 음악 외적인 것들을 열심히 못 챙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 밥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며 지낸다. 또, 아마 이게 래퍼들의 고질병일 텐데 놀아도 노는 게 아닌 기분이라 그동안 순간순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다른 직업들처럼 일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마음속으로 항상 작업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지금은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것들을 챙기면서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즐기고 싶다"

▷새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는데 작업은 다 끝났나 보다.
"9곡으로 구성된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계획이 바뀌었다. 곡은 다 만들었지만, 앨범으로 엮어서 내지는 않으려고 한다"

▷앨범을 왜 엎은 건가.
"듣기 편안한 앨범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사랑을 주제로 한 곡들로 채운 앨범을 기획했다. 그런데 결과는 실패인 것 같다. 9곡을 완성하고 쭉 들어보니 앨범 같지가 않고 짜깁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앨범으로 내고 싶지 않더라. 그래도 싱글이나 무료 음원으로 곡을 다 발매하긴 할 거다"

▷올해 2월과 4월에 각각 발표한 '하우 투 러브'와 '사이언스 러브'가 그 앨범의 수록곡이었나.
"맞다. '하우 투 러브'는 '내가 진짜 사랑을 해본 적이 있었나'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곡이다. 어쩌면 난 사랑을 못 해본 걸 수도, 사랑하는 법을 몰랐던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사로 풀어냈는데 특히 남성 팬 분들에게 '공감했다'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사이언스 러브'는 힘든 관계를 정리하고 난 뒤 쓴 곡이다. 서로 맞지 않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끌림 때문에 만남을 지속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나. N극과 S극이 만나면 붙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사랑은 과학 같아서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곡을 만들어 봤다"

▷향후 공개될 다른 곡들의 내용도 궁금해진다.
"원래 앨범에 스토리가 있었다. 사랑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로 시작해 끝내 사랑을 찾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트랙으로 끝내는 거였다. 앨범 커버는 제가 관에 누워 있고 노래 속 등장인물들이 꽃을 뿌려주는 느낌으로 하려고 했고. 앨범으로는 내지 않을 거지만 노래들은 진짜 다 좋으니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듣기 편안한 앨범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잡았던 이유가 있나.
"작년에 첫 정규 앨범인 '레인보우'를 냈다.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고 정통 붐뱁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트랙들로 구성한 앨범이자 음악을 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다 실현한 앨범이라 개인적인 만족도가 높았다. 동료 뮤지션들도 잘 들었다면서 좋은 반응을 보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허무함도 느꼈다. 특히 금전적인 측면에서 그랬다. 제작비의 절반 정도밖에 못 뽑았고 그 앨범으로 따로 공연 섭외가 들어온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힘이 많이 빠졌고 '내가 맞는 길을 가고 있는 것인가' 하는 회의감도 느꼈다. 그러던 와중에 친구들과 그동안 내가 발표한 음악을 쭉 다시 들어봤는데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곡들은 아닌 것 같다고 느껴져서 사랑을 주제로 한 듣기 편한 곡들을 만들어보자는 계획을 잡았던 거다"

▷'레인보우' 앨범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 같은데. 작업기를 들려주자면.
"한창 기분이 다운되어 있을 때다. 스스로 좋은 래퍼이자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는데, '쇼미'에 출연한 뒤 평가절하당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쇼미' 디스전에서 플로우식에게 진 래퍼라는 이미지가 버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물론, 행사 섭외는 예전보다 많이 들어왔지만, 아티스트로서의 멋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음악 작업이 잘 안됐다. 그러던 와중에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서 만든 곡이 '알리'(Ali)였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곡을 써서 기분이 좋았는데, 그다음 날 또 괜찮은 노래가 나오는 거다. 그렇게 5일 동안 한 곡씩 작업했다. 1번 트랙부터 5번 트랙까지가 바로 그때 만든 곡이다. 그 트랙들이 저에게 희망의 빗줄기처럼 느껴졌고, 이후 2곡을 더 작업해서 일곱 개의 빗줄기라는 의미의 '레인보우' 앨범을 완성했다"

▷앞서 주변 동료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언급했는데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
"넉살 형이 되게 많이 칭찬해줬다. 힙합 커뮤니티 진행하는 방송에서 '샤라웃' 해주기도 했고.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잘 들었다'고 연락을 주셔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요즘 대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앨범이 많이 없지 않나. 그래서 많은 분들한테 연락이 왔던 거 같다"


▷'레인보우' 앨범을 만들기 전 '쇼미' 이미지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좀 나아졌나.
"'쇼미' 종영 직후에는 정말 힘들었다. 술집에서 플로우식 형 따라하면서 시비 거는 분들도 많았으니까. 다행히 그런 일이 지금은 많이 줄어서 괜찮아졌다. 밝히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방송에서는 제가 디스전에서 완전 진 것처럼 나왔지만, 사실 현장 반응은 제가 더 좋았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제가 완전 탈탈 털린 사람처럼 나와서 되게 의아했었다. 제가 랩 할 때는 완전 랩 못 하는 사람처럼 롱샷으로만 비추고, 플로우식 형이 랩 할 때는 자막 빵빵하게 넣고 카메라도 앞뒤로 빠지면서 효과를 많이 주지 않았었나. 제가 지는 그림을 만들어야 방송이 재밌기 때문에 그렇게 편집하지 않았나 싶다"

▷'쇼미더777'에는 지원했나.
"지원 안 했다. 나가면 좋은 점도 있긴 한데 인지도는 지금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에 지원하지 않았다. 또, '쇼미'에 출연해 화제성을 얻는 것보다는 제 음악을 내서 내실을 더 다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본격적으로 래퍼 활동을 시작한 건 언제라고 할 수 있나.
"2013년 10월이라고 생각한다. 그전에도 믹스테이프를 냈지만, 그때부터 제대로 마음먹고 랩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처음 힙합에 빠진 시기는.
"중학교 3학년 때 배치기 음악에 빠졌다. '반갑습니다'가 타이틀곡이었던 1집을 정말 좋아해했고, 콘서트도 많이 갔다. 원래 저는 힙합을 싫어했다. 그 시기 한창 에픽하이 같은 팀이 인기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는 '저게 음악인가?'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싫어했다. 그런데 '반갑습니다'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만큼 강렬했고 완전히 매료되어서 그 앨범만 몇 개월 정도 반복해서 들었다"

▷배치기에 빠진 이후로는 또 어떤 래퍼들의 음악을 들었나.
"소울컴퍼니 '더 뱅어즈'(The Bangerz) 앨범도 충격이었다. 배치기가 저에게 랩이 뭔지 알게 해주고 힙합이 청각적인 쾌감을 주는 음악이라는 걸 해줬다면, '더 뱅어즈' 앨범은 라임이 뭔지 알게 해줬다. '진짜 좋은데 이게 뭐지?' 해서 찾아보니 그게 라임이더라. 피타입 형님 앨범도 되게 좋아했다. 또 충격이었던 건 스윙스인데, 새로운 플로우를 쓴다는 점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었다"

▷래퍼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은 건 언제인가.
"랩을 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가 처음이다. 당시 소울컴퍼니 공연장에서 '더 뱅어즈'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샀다. 아마 라임어택 형의 입단을 기념하는 공연이었을 거다. 아무튼 그 앨범을 들으며 랩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밤을 새서 가사를 다 썼는데 살면서 겪어보지 못한 희열이 느껴지더라. 조용한 성격이어서 그 이전까지 저를 제대로 표출해본 적이 없었는데 내 얘기를 풀어내는 게 너무 재밌고 흥분됐다. 그러고 나서 다음 날 마이크와 녹음장비를 바로 사서 녹음을 했다. 그리고 '정글 라디오'라는 곳에 올렸는데 반응이 좋은 거다. 지금은 실력이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당시만 해도 가사가 들리고 라임이 있으면 주목받았던 시기였거든. 저에게는 정말 강렬하고 잊지 못할 순간이다"

▷그 이후 지금의 도넛맨을 있게 한 세 가지 순간을 꼽자면.
"일단, '영 앤 기프티드'(Young & Gifted) 믹스테이프를 발표한 2013년 10월. 당시 랩을 그만두려고 하다가 마지막으로 해보자고 마음먹고 믹스테이프를 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제대로 랩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쇼미'에 나갔을 때다. 인지도를 높이는 측면에서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됐다. 그 전까지는 진짜 힘들게 지냈다. 심지어 '데려갈게'라는 첫 싱글을 냈을 시기에는 한동안 통장 잔액이 10만 원이 넘어간 적이 없었다. 마지막으로는 '레인보우' 앨범 냈을 때를 꼽고 싶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것들을 실현한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깔끔한 랩을 한다'는 평이 많다.
"깔끔한 걸 좋아한다. 그래서 랩 스킬의 기본 베이스를 잘 지키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데 사실 저보고 깔끔하다고 하는 게 가끔 이해가 안 되기도 한다. 제가 듣는 외국 래퍼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모두 랩 스타일이 깔끔하고 가사가 잘 들린다. 라임이 깔끔한 위치에 박혀 있고, 그래서 청각적 쾌감이 극대화 되어 있다. 이렇게 말하면 디스 같기도 한데 제가 깔끔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 일부 래퍼들이 정돈이 잘 안 된 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어린 친구들에게 '가사가 너무 잘 들려서 싫다', '라임이 너무 똑같은 곳에 박힌다', '라임이 너무 반복된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하는데 좀 어이가 없고 웃기다. 라임이 반복되라고 있는 거고, 가사가 들리라고 있는 것이지 않나"

▷최근 SNS 글로 인한 논란이 있었다. (도넛맨은 빌스택스와 씨잼이 마약 혐의로 입건된 시점인 지난 5월 "남이 대마초를 피우든 말든 무슨 상관"이라는 글과 자신의 사진을 올렸고, 이후 대마초 흡연을 옹호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대마초 피워서 누구에게 폭행을 가했다든지, 피해를 줬다면 충분히 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냥 자기들끼리 피우다가 잡혀간 거였음에도 '힙합하는 양아치들 방송에 못 나오게 해야한다'면서 쌍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걸 보면서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쓴 글이다. 대마초를 피우라고 한 것도 아니고, 피운 걸 옹호한 것도 아니었다. 욕먹는 건 이제 익숙해졌지만, 제 글에 사람들이 심한 욕을 하는 걸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래퍼들에 대한 인식이 왜 좋지 않다고 생각하나.
"방송에서는 자극적인 모습만 보여주고, 래퍼들은 그게 금전적으로나 이슈적으로나 이득이 되니까 따라가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회사 없이 홀로 활동 중인데 힘든 점은 없나.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 혼자서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오퍼가 들어와도 거절했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조금 힘든 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혼자 할 때 장점은, 음악을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수익분배를 안한다는 점이다. 반면 단점은 음악 외적인 부분을 케어 받을 수 없고 제작비를 제가 직접 굴려야한다는 점이다"

▷이전 인터뷰 주인공인 키드킹(관련기사 : [힙합릴레이] 키드킹 "힙합씬의 '스마일 마크' 같은 존재 될래")과 함께 클래리티 크루로 활동 중이다.
"라이프 오브 하지와 함께 크루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쯤 '쇼미'에서 키드킹을 처음 알게 됐다. 그 이후 '날아야 겠어'라는 곡을 함께했고, 음악도 잘 하고 저와 잘 맞는 친구라는 생각이 했다. 특히 목소리 톤이 굉장히 좋더라. 톤이 좋으면 뭘 해도 듣기 좋지 않나. 여러모로 가능성 있는 친구라고 판단해서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저와 라이프 오브 하이, 키드킹 세 명이 '클래리티' 크루로 함께하게 됐다. '클래리티'는 다이아몬드 등급을 구분할 때 쓰는 용어에서 따왔다. 불순물이 없을수록 다이아몬드 등급이 높은데 저희 세 명 모두 불순물 없는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외 자주 교류하는 래퍼들이 있나.
"웬만하면 얼굴 한번 씩은 다 본 사이지만, 클래리티 크루 외에 교류를 엄청 자주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물론, 교류는 할 일이 있으면 하는데 엄청 같이 붙어있고 이런 사람들은 크루원들 이외에 없다. 아마, 다른 래퍼들도 다들 그럴 거다. 요즘 같은 크루나 회사 아니면 교류를 가깝게 많이 안 하는 분위기니까"

▷현재 롤모델로 삼고 있는 래퍼는 누구인가.
"너무 많다. 주로 해외 아티스트들이다. 일단 지이지(G-EAZY)는 신사같은 외모이면서도 너무 멋지게 랩을 잘하고 대중적인 음악을 잘 소화한다는 점이 멋지다. 또, 에이셉 라키(ASAP Rocky)는 트렌디함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활동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첫 싱글 '퍼프 퍼프 패스 잇'(Puff Puff Pass It)을 낸 이후 처음으로 아티스트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공연을 했던 날이다. 당시 너무 자신감이 없었다. 피부로 느낀 적이 없다보니 '사람들이 내 음악을 좋아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때다. 그런데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데려갈게'라는 곡의 전주를 듣고 100명 정도의 관객이 일제히 소리를 쳐주시는 거다. 그때 너무 감동해서 울 뻔 했고 20분 동안 진짜 신나게 뛰어 놀았다. 제 노래 가사를 다 외우신 분들이 많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는데 그때 '어, 뭔가 잘 되어가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

▷도넛맨의 요즘 고민은.
"멋지고 좋은 음악 하면서 돈 잘 벌면 물론 좋겠지만, 멋있는 음악하면서 돈 버는 게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음악하면서 '여기는 돈 버는 곳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되게 많이 한다.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자 꿈인데 왜 이걸로 장사를 해야하지?' 하는 생각도 자주 한다. 굳이 이걸로만 돈을 벌을 벌어야 하나 싶어서 다른 분야도 살펴보면서 시야를 넓히는 중이다"

▷자신의 곡 중 꼭 추천하고픈 곡이 있나.
"오늘 인터뷰를 하기 전 제가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을 다 들어봤다. 근데 다 좋더라. (웃음). 많지도 않다. 정식으로 발매된 곡은 20여곡 정도다. 다 들어봐도 한 시간밖에 되지 않으니까 꼭 다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어떤 래퍼로 인식되고 싶나.
"시간이 오래 지나도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래퍼로 기억되고 싶다"

▷도넛맨에게 힙합이란.
"희망을 준 음악이다. 힙합에 빠지기 전에는 제가 왜 사는지 몰랐다. 그냥 엄마가 시키는 거 하면서 게임하고 놀러 다니고 그게 다였다. 힙합은 그런 저에게 희망을 줬다. 힙합 덕분에 나란 사람을 표현할 수 있게 됐으니까. 또 제가 만든 음악을 듣고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다음 인터뷰 주인공을 지목해달라.
"리짓군즈 크루의 뱃사공 형을 지목하겠다. 지목한 이유는 형이 최근 낸 앨범을 좋게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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