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복식 동반 우승 뒤 금맥이 끊겼다. 2004년 아테네에서 유승민 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남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올림픽보다 낭보가 끊긴 기간이 길다. 이후 올림픽도 3번 열린 가운데 아시안게임은 4번째다.
사실 탁구는 아시안게임이라고 해서 올림픽보다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최강 중국이 아시아권인 까닭이다. 여기에 일본, 홍콩, 대만 등 만만치 않은 국가들이 몰려 있다.
특히 일본 탁구는 한국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여자 간판인 이시카와 카스미(세계 4위)와 이토 미마(세계 6위), 히라노 미유(세계 9위) 등 에이스들이 나서지 않는다고 하지만 역시 얕볼 수 없는 상대다.
그래도 가장 두려운 팀은 중국이다. 중국은 남자부 세계 랭킹 1, 2위 판젠둥, 쉬신을 비롯해 4위 린가오윤, 6위 마룽까지 버티고 있다. 여자부 세계 1~3위가 중국 선수다. 한국의 남녀 최고 랭킹은 7위인 이상수(국군체육부대)와 12위인 서효원(한국마사회)이다.
남녀 단식은 워낙 중국이 강하다. 때문에 한국 탁구는 이번 대회 혼합 복식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이상수와 귀화 선수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임종훈(KGC인삼공사)-양하은(대한항공) 조가 출격한다. 남녀 복식이 없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릴 전략 종목이다.
김택수 남자팀 감독은 "둘이 올해부터 호흡을 맞췄지만 전지희가 왼손인 데다 빠르고 견뎌주는 능력이 있다"면서 "이상수도 날카로운 공격력을 갖췄기 때문에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상승세를 탄 임종훈과 풍부한 경험이 있는 양하은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혼합복식 외에도 메달을 노리고 있다. 남녀 단식과 단체전에서 모두 메달을 따낸다는 각오 속에 금메달 1개, 은과 동메달 2개씩이다.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눈물 왕자' 별명을 얻은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은 최근 삭발까지 하면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정영식은 이상수와 함께 단식에 나선다. 지난달 코리아오픈에서 남자 단복식과 혼합 복식까지 3관왕에 오른 장우진(이상 미래에셋대우)도 단체전에서 기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여자팀은 전지희, 서효원이 단식에 나선다. 일단 4강 진출이 목표고, 단체전은 결승행을 노린다. 안재형 여자팀 감독은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 북한 등이 있지만 중국과 초반 대결만 피한다면 결승 진출을 노려볼 만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