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4인방' 넥벤져스 "AG 金·PS 걱정 마세요"

'넥벤져스, 자카르타 뜬다' 넥센 박병호(왼쪽부터), 김하성, 최원태, 이정후는 14일 삼성과 원정에서 팀 창단 최장 10연승을 이끌며 팀의 가을야구 진출과 함께 아시안게임 전망을 밝혔다.(사진=넥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삼성-넥센의 시즌 12차전이 열린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경기 전 넥센 외야수 이정후(20)의 표정은 밝았다. 전날 발표된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교체 명단에 뽑혔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얼떨떨하다"면서 "지난주 성적(주간 타율 6할3푼3리)이 워낙 좋아서 살짝 기대는 했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정후는 팀 선배 최원태(21)와 함께 교체 선수로 선동열 호에 승선했다. 이정후는 "원태 형과 '가서 잘 하고 돌아오자'고 다짐했다"고 귀띔했다.

첫 성인 대표팀 발탁이지만 믿음직한 선배들이 있다. 이정후는 "(박)병호 형과 (김)하성이 형도 같이 가서 정말 든든하다"면서 "어떤 역할이든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박병호(32)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고 김하성(23)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발탁됐다. 이번 대회 중심 타선을 이룰 전망이다.


이들 '넥벤져스' 국가대표 4인방은 '영웅 군단'의 팀 창단 최장인 10연승을 이끌었다. 팀의 가을야구 진출은 물론 아시안게임 3연패 전망도 밝혔다.

이정후는 팀의 톱타자로 나서 5회까지 100% 출루를 펼쳤다. 3타석 연속 안타 등 4안타 1볼넷으로 1위를 달리는 타율을 3할7푼5리까지 끌어올렸다. 1회부터 이정후는 삼성 선발 양창섭으로부터 날카로운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대량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후 김하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넥센은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범타, 고종욱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김하성이 좌전 적시타로 이정후와 2루 주자 김혜성을 불러들였다. 기세가 오른 넥센은 임병욱의 내야 안타와 송성문의 2타점 2루타로 4 대 0까지 달아났다.

김하성은 5회도 쐐기타를 날렸다. 박병호의 적시타로 8 대 1까지 앞선 가운데 2사 1, 2루에서 바뀐 좌완 박근홍으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국대 미필자, 나도 있소' 삼성 박해민이 14일 넥센과 홈 경기에서 5회 1사 1, 2루에서 고종욱의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환상적인 다이빙으로 잡아낸 뒤 주자들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있다.(대구=삼성)
마운드에서는 최원태가 활약했다. 국내 다승 1위(13승7패), 전체 3위의 최원태는 5회까지 3탈삼진 4피안타 2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9 대 1로 앞선 가운데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운 6회 무사 2루에서 마운드를 김동준에게 넘겼다.

최원태의 투구수는 69개. 더 던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에 앞서 전염병 예방 주사를 맞은 후유증이 있었다. 넥센 관계자는 "항체 형성 과정에서 열이나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는데 최원태는 어지럼증을 호소해 보호 차원에서 내려왔다"고 밝혔다.

토종 최다승 투수의 가치는 강판 이후에 두드러졌다. 넥센 마운드는 최원태가 내려가자마자 불이 났다. 김동준이 볼넷 뒤 다린 러프에게 3점 홈런, 강민호에게 1점 홈런 등 5실점했다. 승계 주자까지 홈으로 불러들여 최원태의 자책점이 2개로 늘었다. 7회는 좌익수 김규민의 어이없는 실책 속에 필승조 이보근이 1실점하며 1점 차까지 쫓겼다. 이보근은 8회 러프에게 역전 2점 홈런까지 맞아 9 대 10 역전을 허용했다.

위기의 순간 팀을 구한 건 '넥벤져스'의 중심 박병호, 김하성이었다. 박병호는 9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삼성 마무리 심창민을 동점 1점 홈런으로 두들겼다. 이어 김하성이 1사에서 다시 홈런을 날리며 11 대 10 역전을 이끌었다.

결국 넥센은 삼성의 거센 추격을 가까스로 막아내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3안타 2타점의 박병호가 천금의 동점타, 3안타 4타점의 김하성이 결승타를 기록했다. 경기 중 우익수에서 좌익수로 이동한 이정후는 8회말 무사 1루에서 구자욱의 파울 타구를 점핑 캐치하는 호수비로도 기여했다. 최원태는 비록 시즌 14승째는 무산됐지만 팀 10연승의 발판을 놨다. 넥센은 이날 롯데에 4 대 9로 진 3위 한화에 3.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비록 승리하진 못했지만 삼성의 국가대표 선수들도 활약했다. 삼성 톱타자 박해민은 2안타 1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5회 고종욱의 2루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며 태극마크의 이유를 입증했다. 필승조 장필준과 최충연도 각각 7, 8회를 1이닝 무실점 역투로 막았다. 다만 대표팀에 아쉽게 승선하지 못한 심창민이 9회 홈런 2방을 맞고 패전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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