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발표된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팀 교체 명단 때문이다. 삼성은 불펜 장필준이, 넥센은 외야수 이정후와 우완 최원태가 발탁됐다. 각각 투수 정찬헌, 차우찬(이상 LG)과 외야수 박건우의 대체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일단 김 감독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발표에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 삼성으로서는 군필인 장필준보다 미필인 심창민이 뽑히는 게 더 나은 상황.
성적도 심창민이 더 낫다. 올해 심창민은 49경기 5승1패 1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ERA) 3.11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2할1푼2리,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02에 불과하다.
반면 장필준은 46경기 4승4패 6세이브 9홀드 ERA 3.78이다. 지난해 마무리였지만 올해 팀 합류가 늦어져 심창민에게 클로저를 양보한 상황이다. 다만 장필준은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며 리더십을 보인 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 감독은 심창민의 발탁 무산에 대해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고심 끝에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판단을 존중할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만약 대표팀에 사이드암 투수가 빠졌다면 심창민이 뽑힐 수도 있었을 텐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이어 김 감독은 "심창민의 멘탈이 좋아 괜찮을 것"이라고 애써 위안을 삼았다. 대표팀에는 박종훈(SK), 임기영(SK), 박치국(두산) 등 사이드암 투수가 이미 3명이나 있다.
장 감독은 "정말 기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실 지난 6월 최종 명단 발표 때는 아쉬움이 컸다"면서 "그래서 선수들을 더러 다독였는데 좋은 성적으로 대표팀에 뽑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표팀 코치진이 뽑을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이정후는 7월 타율 4할대, 8월 타율 5할대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 1위(3할6푼9리)로 뛰어올랐다. 최원태도 최근 10경기 7승1패로 다승 전체 3위(13승), 국내 선수 1위를 달린다.
선수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전 만난 이정후는 "얼떨떨하다"면서 "지난주 성적(타율 6할3푼3리)이 좋아서 기대는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최)원태 형과 '서로 잘 하고 돌아오자'고 다짐했다"면서 "가면 막내지만 맡겨진 역할을 제대로 해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시안게임 명단을 놓고 미묘하게 희비가 엇갈린 삼성과 넥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