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박옥선(94)할머니가 광복절인 15일 오후 6시 경기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리는 한국프로야구(KBO)리그 KT구단 홈경기에서 휠체어를 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2)할머니가 던지는 공을 시타하는 이유다.
KT구단은 전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과 이날 광복절을 맞아 NC와의 경기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특별 시구와 시타를 준비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몸이 불편한 이옥선 할머니가 시구를, 거동이 가능한 박옥선 할머니가 시타를 한다.
시타를 맡은 박옥선 할머니는 지난 1924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17살 때 중국 헤이룽장성 무링으로 끌려가 일본군으로부터 4년간 고초를 겪었으며 1945년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다 지난 2003년 국적을 회복했다.
또 1926년 부산에서 태어난 이옥선 할머니는 15살 때인 1941년 중국 지린성 옌볜으로 끌려가 4년간 위안부로 인권을 유린당했고, 해방 후 이곳에 정착하다 2000년 6월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이 귀국을 설득한 뒤 이듬해 6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두 할머니는 모두 고령에도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여했고, 일본을 방문해 강연과 증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세계인들에게 알려왔다.
다만 이옥선 할머니는 2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해져 외부활동을 최소화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지만 두 할머니는 지난해 9월에 이어 다시 한 번 KT 위즈파크에서 시구와 시타를 하게 됐다.
시구와 시타 전 1루 응원석에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이 펼쳐진다.
이어 응원단장이 "할머니들"이라고 선창 하면 관중들은 일제히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는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목소리를 한마음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KT구단은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청소년·대학생·청년 네트워크인 수원 평화나비 소속 200명을 초청하기로 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공동생활 시설인 경기 광주 '나눔의 집' 봉사자 40명도 초청해 할머니들의 시구와 시타의 의미를 함께 되새기기로 했다.
KT구단 관계자는 "특별 시구와 시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사회적 관심을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다"며 "광복절의 의미를 더하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각인시키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6시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SK와 KIA의 경기에 앞서 제1회 김복동 평화상을 수상한 우간다 내전 피해자이자 국제 여성 인권 운동가 아칸 실비아 오발이 시구를 했다.
이날 아칸 실비아 오발은 28명의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한편, 김복동 평화상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 전시 성폭력 근절,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여성인권활동가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지난해 11월 25일 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