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자치부, 환경부와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BMW 차량 운행정지'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김 장관은 "정부의 기본임무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는 취지에서 긴급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리콜 대상차량에 대해 '자동차관리법' 제37조에 따라 점검명령과 함께 운행정지명령을 발동할 것을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운행정지 명령은 시장 등 자치단체장이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국토부는 행자부를 통해 운행정지 명령을 내리도록 협조를 구한 것이다.
올해 들어 BMW 차량 가운데 39대가 주행 중 혹은 주차 직후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애초 국토부와 BMW코리아는 이날(14일)까지 리콜대상 차량 10만 6317대에 대한 '긴급안전진단'을 마치기로 협의했다.
하루 최대 약 1만대씩 안전진단을 실시하면 이날까지 리콜대상 차량 전체를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센터 인력 부족에 휴가철이 겹치고, 리콜대상이 아닌 차주들도 서비스센터를 찾으면서 13일 24시 기준 4대 중 1대 꼴인 2만 7246대(25.6%)은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다.
거의 하루 1대 꼴로 BMW 차량 화재가 일어나는 가운데 정부의 강제운행정지 명령이 불가피한 이유다.
대상 차량소유자는 즉시 긴급안전진단을 받아야 하고, 안전진단을 위한 목적 이외에는 해당 차량의 운행이 제한된다.
만약 운행정지 명령 대상 차량이 도로를 주행하다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BMW 측에 대해 김 장관은 "리콜대상 차량소유자가 빠짐없이 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소유자가 원할 경우 무상대차하는 등 차량 소유자에 대한 편의제공도 이행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를 도외시했거나 나아가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 책임있고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BMW코리아는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부품의 냉각수가 새면서 쌓인 침전물에 뜨거운 배기가스가 닿으면서 화재가 일어났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미 리콜을 받은 차량도 화재가 난데다, 리콜 대상이 아닌 가솔린 차량에도 화재가 일어나고 있다.
또 국내 BMW 차량에는 해외 시장과 같은 EGR이 탑재되는데도 유독 국내에서 화재가 빈발하는 이유에도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 다른 장비의 결함이나 차량 엔진 소프트웨어 조작에 따른 화재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전문가들이 참여한 민관 조사단의 실험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