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성폭력상담소, 미투운동부산대책위 등 부산여성단체들은 13일 오전 10시 부산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워마드 운영자의 체포영장 발부는 편파 수사"라며, "이것도 모자라 최근 불법 촬영 범죄자를 희화하는 포스터까지 게재한 부산경찰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17년 동안 불법촬영물을 업로드 하는 유명 웹사이트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여성피의자가 등장하는 워마드 사건은 즉각적으로 수사하고, 국제공조를 펼치는 편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최근 부산경찰이 피서지 불법촬영(몰카)을 단속하기 위해 벌이려다 중단한 이벤트를 거론하며, 경찰의 성의식이 저급하다고도 꼬집었다.
앞서 부산경찰청은 지난 9~10일 예정됐던 해수욕장 불법 촬영 근절 캠페인을 돌연 취소했다.
당시 홍보 포스터에 등장한 몰카범의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있고, 익살스런 표정으로 장난치듯 포즈를 취하고 있어 심각한 몰카 범죄를 희화화했다는 원성을 샀다.
워마드에 해당 글이 게시되면서 부산경찰 SNS와 부산경찰의 이벤트를 소개한 경찰청 SNS에도 관련 비난 글이 폭증하기도 했다.
여성단체는 또 기자회견 직후 민원실을 찾아 부산지방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성사 되지는 못했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워마드 수사는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불법 촬영 근절 캠페인에 대한 시민들의 질타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벤트성 홍보를 지양하고 경찰 본연의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해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부산경찰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