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손수호 변호사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정동영(민주평화당 대표)
지난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새로 선출됐죠. 이곳 저곳 다니면서 활발한 행보를 보였지만 또 당 안팎 상황을 보면 고민도 많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이곳에 직접 나왔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손수호> 이른 아침에 직접 나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그런데 하필 오늘 김현정 앵커의 휴가입니다.
◆ 정동영> 저는 김현정 씨가 남자로 바뀐 줄 알았어요. (웃음)
◇ 손수호> (웃음) 약간 좀 서운하실 것 같은데 그래도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우선 대표 취임하자마자 일주일 동안 전국 누비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셨잖아요. 뭘 느끼셨는지 소감부터 간단히 듣고 시작할까 싶습니다.
◆ 정동영> 아직도 어렵고 아픈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촛불혁명 전에야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니까 그랬다고 하지만 이제 정부도 바뀌고 세상이 바뀌었는데 아직도 하소연할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이 좀 안타깝고요. 그런 점에서 민주평화당이 할 일이 많다는 게 어떤 점에서는 또 그런 의미도 있었습니다.
◇ 손수호> 쌍용차 해직자 분향소도 갔다 오셨고 또 한진중공업, 전교조 농성장 등등 다녀오셨잖아요?
◆ 정동영> 예를 들면 전교조 지금 조창익 위원장께서 오늘 거의 30일 되는데요.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데 사실은 정부가 직권으로 법외노조 처분을 취소하면 되는 겁니다. 또 고용노동부의 적폐청산위원회에서 권고한 사항이기도 하거든요. 또 쌍용차 문제, 해고자 120명 문제도 있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경찰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24억. 이거는 원래 2009년 8월 5일날 쌍용을 과잉 진압하면서 거기에 인권 탄압이라든지 정부의 공권력의 폭력성이라든지 이런 걸 보게 되면 경찰이 손해배상 청구할 지금 그런 입장이 아니고 이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이런 거 할 수 있는데 안 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죠.
◇ 손수호>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좌클릭 이야기가 나와요. 특히 당 대표 수락 연설하실 때도 돈 없고 의지할 곳 없는 약자 편에 서라고 정동영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이렇게 진보 노선을 취하려는 그런 이유가 뭔지 좀 궁금하네요.
◆ 정동영> 왼쪽, 오른쪽 개념은요. 촛불 혁명 이전의 낡은 얘기고 또 남북 대결, 냉전, 증오 시대의 낡은 개념입니다. 이제 삶의 정치를 해야 합니다, 밥의 정치.
◇ 손수호> 밥의 정치.
◆ 정동영> 땀 흘려서 열심히 일하면 돈 걱정 없이 중산층의 삶을 살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들 많이 있잖아요. 독일 같으면 국민 100명 가운데 90명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지금 힘 없고 고통받는 자영업자, 농민, 중소기업, 비정규직, 청년실업자. 그분들의 손을 잡고 일으켜세워줘야 되죠. 그러기 위해서 아래로 내려가자는 겁니다.
◇ 손수호> 그런데 취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당내 반발이 좀 보여요. 특히 박지원 의원 같은 경우에는 좀 직접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나친 좌클릭이다, 토론이 필요하다, 독주하면 안 된다. 이런 말까지 했는데요. 이런 당내 반발 예상하셨나요?
◆ 정동영> 보이는 라디오니까 제가 뭘 하나 갖고 왔는데 이게 당의 강령집이에요, 정강정책. 나라의 가장 중요한 문서가 헌법이라면 당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 문서는 강령입니다. 이 강령에 보면.
◇ 손수호> 지금 밑줄까지 치면서 공부하셨네요, 계속.
◆ 정동영> (웃음) 강령에 보면 제가 한 줄만 읽어볼게요.
◇ 손수호> 네, 읽어주시죠.
◆ 정동영> 불공정한 경제 구조를 개혁하는 경제 민주화를 추진한다. 재벌 개혁과 기득권자 중심의 시장 경제 질서를 공정하게 개혁한다. 성장의 과실을 재벌과 대기업, 소수의 부유층이 독점하지 않고 일하는 모든 국민들이 제대로 보장받는 경제 민주화가 우리 당의 목표다. 이렇게 되어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이 지금 강령의 실천입니다. 이것을 좌클릭, 우클릭 얘기하는 것은 강령 위반에 해당되는 거죠.
◇ 손수호> 강령 위반이다. 하여튼 당내 어떤 반발 기류를 잘 설득하셔서 결국은 원하시는 그런 방향으로 한번 당을 잘 이끌어주시기를 바라겠고요. 좀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지금 새 대표로 선출되고 또 광폭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직 일주일밖에 안 지났으니까 그럴 수 있겠습니다마는 당 지지율은 지금 원내 정당 가운데서 여전히 꼴찌예요. 혹시 원인 분석해 보셨습니까?
◆ 정동영> 이게 이제 당을 살리고 죽이는 거죠. 야당은 지지율에 살고 지지율에 죽는 겁니다. 그런데 물이 몇 도에 끓는지 잘 아시잖아요.
◇ 손수호> 100도씨죠.
◆ 정동영> 그러니까 임계점이라는 게 있습니다. 지금 아마 60-70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손수호> 지금 과정에 있다.
◆ 정동영> 임계점에 이르면 물은 끓기 시작할 것이고 민주평화당이 뭘 하는 당인가, 무엇을 하려는 당인가, 누구를 대변하는가 하는 것이 국민들 가슴속에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손수호> 그런데 당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정동영만의 묘수. 이런 게 좀 있을까요?
◆ 정동영> 저는 세 가지 방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 손수호> 세 가지나 있어요.
◆ 정동영> 하나는 개성공단이고요. 하나는 선거제도 개혁이고 정치는 선거제도 개혁이고 평화는 개성공단이고 또 하나 민생 문제는 100년가게특별법입니다.
◇ 손수호> 100년가게특별법?
◆ 정동영> 100년 전에요. 제국주의 일본 시절에 일본이 세입자, 임차인의 권리를 임대인의 권리와 대등하다고 보장하는 차지법, 차가법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100년 전에 우리 조선에서 당시 평양에서 물산장려운동이라고 교과서에 배우셨죠. 물산장려운동. 그게 뭐냐 하면요. 임대료 인하 운동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우리 할아버지들이 차가인 동맹. 차가인, 세 든 사람이죠. 그러니까 집을 빌린 사람 동맹. 집 주인은 일본 사람이에요, 건물주가. 세 든 사람은 조선 사람이에요. 우리 조선 사람에게도 일본 내에서 적용하는 차지, 차가법을 적용해라 하는 그런 운동을 100년 전에 벌였는데요.
아직도 우리는 너무 재산권자 보호하는 법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있지만 굉장히 부실하고 한계가 있어요. 이걸 5년에서 10년으로 늘려봤자 지금 9년, 10년 장사하는 분들은 내일모레라도 당장 집주인이 10년 됐으니 나라가 그러면 권리금이고 인테리어 비용이고 10원 한 장 못 건지고 쫓겨날 판이거든요. 그러면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마음 편하게 마음놓고 장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것이,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국가가 안 하니까 민주평화당이 나서서 100년가게 특별법을 만들어야 제2의 궁중족발 사건도 막고 용산 참사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 손수호> 두 번째로 말씀하신 게 선거제도 개편이에요. 그런데 이 선거제도 개편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했다. 이런 보도도 있었어요. 그래서 혹시 이미 선거제도 개편을 고리로 해서 민주당과의 연정, 협치 또는 정책 공조. 아니면 더 나아가서 합당까지. 이런 전망도 있습니다.
◆ 정동영> 선거제도 개혁이 대전제가 된다면 저는 100% 뭐든지 다 협조하고 들어줄 생각입니다.
◇ 손수호> 그럼 반대로 선거제도 개편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민주당과의 합당은 고려 사항이 아닌가요?
◆ 정동영> 합당은 강령에 대해 아까 말씀드렸는데요. 강령 1조가 뭐라고 되어 있냐면요. 다당제 민주주의예요. 다당제 민주주의가 강령 1조인데 그 역시 강령 위반이죠. 일단 민주평화당의 존재감을 만들고 선자강론이죠. 그리고 그 힘을 가지고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서 정치인의 이익에 공모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존재하는 정치가 되도록 하는 것. 이것이 이 시대 민주평화당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 손수호> 지금 국민의 이익 말씀하셨는0데 그런데 이제 국회 내에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고 좀 더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결국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정동영> 맞습니다. 교섭단체를 만들려고 하는 최대의 목표는 이 교섭력을 가지고 선거제도 개혁을 이루겠다는 거예요. 지난주에 국회 앞에 전국의 흑염소 농가 대표들이 몰려오셨어요, 수백 명이. 전라도에서 경상도에서 충청도에서 강원도에서 다 오셨는데 제가 그 집회 장소에 가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입니까 그랬더니 ‘우리요.’ 어떻게 나라의 주인들께서 국회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울타리 밖에서 구호만 외쳐서야 되겠습니까? 근본적인 해법은 여러분들께서 국회의원에게, 정당에 사정할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직접 농민당을 만들어서 농민당의 농민이 직접 입법자로 저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 아닙니까, 저랑. 그렇게 말씀드렸듯이 환호성을 울려요. 제가 그래서 선거제도 개혁에 앞장서고 있으니 저랑 연대하시지 않겠습니까 해서 지금 선거제도 개혁의 제1호 연대 단체가 전국의 흑염소 농가 대책위원회입니다.
◇ 손수호>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자면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금 의석수가 부족하잖아요.
◆ 정동영> 1석만 더 하면 교섭단체는 복원되는 건데요.
◇ 손수호> 혹시 같은 당에 있었던 호남의 무소속 의원들 있잖아요. 혹시 접촉을 좀 해 보셨나요?
◆ 정동영> 지금 노력 중입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아마 정기국회 전에는 결론이 나리라고 생각합니다.
◇ 손수호> 그런데 그분들이 그동안 민주당 입당을 타진했다. 이런 이야기가 사실 들렸거든요.
◆ 정동영> 민주당도 거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손수호> 그런가요. 영입에 대해서 민주당도 부정적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 민주당과 영입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느낌도 있는데요.
◆ 정동영> 경쟁은 아니고요.
◇ 손수호> 경쟁이 아닌가요?
◆ 정동영> 민주당에서는 부담스러워한다고 들었습니다.
◇ 손수호> 그래요. 알겠습니다. 사실 예전에 TV에서도 많이 뵙고 또 정치 활동 시작하시고 정풍운동 주도하던 소장파 의원 시절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세월이 많이 흐른 것 같아요. 어디선가는 올드보이라는 말도 하고 있고요. 사실 베테랑 정치인이 됐습니다. 이제 민주평화당의 성공과 별개로 또는 그와 함께 정치인 정동영 개인의 남은 목표는 뭔가요?
◆ 정동영> 저는 정치 시작해서부터 정치 개혁이 제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소명이었습니다. 지금 선거제도 개혁은요. 평화민주당의 김대중 총재가 20년 전에 목숨을 건 단식으로 지방자치제를 관철했습니다. 김대중 총재의 그런 단식투쟁이 없었으면 지방자치는 아직 없죠. 통일 이후에 실시한다고 되어 있었으니까요.
◇ 손수호> 그렇죠.
◆ 정동영> 이제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이 준 표만큼 국회의원 숫자를 할당하는 거라는 거거든요. 너무도 당연합니다. 오죽했으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5년 2월에 선거제도를 비례성을 기준으로 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꿔라라고 국회에다가 제출했겠습니까? 적어도 중앙선관위보다는 정치가 앞서야 되는 것 아닐까요?
◇ 손수호> 그렇죠.
◆ 정동영> 그리고 아까 말씀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에 선거제도 개혁이 당론이었어요. 당론으로 만들었어요. 후보 시절에는 공약이었어요. 그리고 당선 후에는 중점 국정과제였어요. 지난 4월에 국회에다가 개헌안을 낼 때는 뭐라고 말씀하느냐. 선거제도 개혁에 여야가 합의하면 분권형 권력구조를 양보하겠다고까지 말씀했어요.
제가 지난주에 축하 전화 주셨기에 부탁이 있습니다.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실어주십시오. 선거제도 개혁은 문 대통령의 철학 아닙니까? 선거제도 개혁을 이루고 판문점 선언을 실천하면 문 대통령께서는 역사에 남는 기록되는 대통령이 될 겁니다.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선거제도에 힘을 실어주십시오. 더불어민주당의 주마가편, 채찍질을 좀 해 주십시오 부탁을 드렸고 그때 분명히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의지를 저에게 말씀한 바가 있습니다.
◇ 손수호> 알겠습니다. 청취자 문자 하나 소개할까요? 3*** 님. “정 대표님 비전 참 좋습니다. 분열이 아닌 타협의 정치 잘 모색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문자 보내주셨고요.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정치 개혁이 개인의 목표다라고 하는 말씀 저도 굉장히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동영> 네, 고맙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