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가 풀세트 접전 끝에 GS칼텍스를 꺾고 10년 만에 정상을 차지한 이번 대회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사상 첫 남녀부를 따로 분리해 진행했다.
높아지는 여자부의 인기를 의식한 결정. 수도권이 아닌 보령에서 대회가 열리면서 흥행몰이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기우였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기장임에도 불구하고 개막전부터 많은 인파가 KOVO컵을 찾았다.
KOVO에 따르면 남녀부가 함께 진행됐던 지난해에는 21경기에 총 2만1617명의 관중이 경기를 관람했다. 1일 평균 1965명이다.
올해는 경기 수가 15경기로 줄었지만 총 1만6414명이 경기를 관람해 2052명으로 지난해보다 더 높은 평균 관중을 기록했다. 특히 결승전에는 보령종합체육관이 수용할 수 있는 규모(2634명)보다 더 많은 3009명의 팬이 현장을 찾으며 배구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인기는 시청률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11일 준결승 2경기의 평균 시청률은 1%(유료가구 시청률 기준)를 넘어섰다. KGC인삼공사와 현대건설의 경기가 0.87%, 흥국생명과 GS칼텍스전은 1.1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017년 컵대회 평균 시청률(0.69%)과 2017-2018시즌 V-리그 여자부 평균 시청률(0.79%)을 생각하면 분명 고무적인 수치다.
경기 내용 역시 훌륭했다. 특히 12일 경기는 KGC인삼공사와 GS칼텍스의 결승전은 역대 최고의 경기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KGC인삼공사와 GS칼텍스는 2세트를 제외한 나머지 세트에서 모두 듀스 접전을 벌였다. 2~4점 앞선다고 해서 절대 안심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이날 양 팀의 경기는 151분간이나 진행됐다. 역대 여자부 컵대회 한 경기 최장시간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7년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이 기록한 142분이다.
선수들의 투지 또한 빛났다.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경기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무더위를 날리는 시원한 공격도 일품이었다. 관중들은 선수들의 눈부신 플레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컵대회 단독 개최로 경쟁력을 입증한 여자프로배구. 이 인기는 고스란히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을 거쳐 10월 개막하는 V-리그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