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이 금연 음식점에서 버젓이 흡연…안 걸리면 그만?

[기자수첩] 대표부터 지키지 않은 흡연 규제 얼마나 효과 날지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요즘도 음식점 안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어요?"

건강증진법 개정으로 이런 물음이 일반화된 지 오래다. 지역에서도 보건소가 금연구역 알리기에 나서는 등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기초자치단체장이 관내 음식점에서 뻐끔뻐끔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름 아닌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다.

10일 동구의 한 한정식집 실내에서 배기철 대구 동구청장은 담배를 꺼내 물었다. 한 손에는 재떨이로 사용하려는 듯 종이컵을 잡았다.

기자 십여명과 구청장이 앉은 자리 앞 문에는 버젓이 '금연' 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대구 동구보건소가 부착한 금연구역 안내 스티커였다.

배 청장은 결국 담배에 불을 붙였고 이를 본 기자가 "실내에서는 금연이다. 불을 꺼달라"고 요구했다.

배 청장은 아쉬워하며 담배를 껐다.

모르고 한 행동이라고 감안하더라도 큰 실수고 알고 한 행동이라면 배 청장의 준법의식을 의심해 볼만하다.

하지만 기자를 더욱 놀랍게 한 것은 이후 덧붙여진 배 청장의 말이었다.

"안 걸리면 그만이지. 지금 단속 나온 것도 아닌데…"

30만명이 넘는 동구 주민을 대표하는 수장이 하기에 적절한 말은 아니다.

동구는 최근 모든 지하철역 입구와 절반 이상의 버스정류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대표부터 지키지 않는 흡연 규제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 의문이 든다.

더불어 대구 동구청을 비롯한 공공기관 청사는 모두 실내 흡연이 금지돼 있다.

배 구청장이 청사 내부, 실내 공간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솔선수범을 보여야하는, 임기 시작 40일차 기초자치단체장의 일탈에 유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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