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결의상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이 국내 반입된 사실이 사실상 확인됨에 따라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 등 외교적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1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날 오후 2시 정부대전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관세청이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이 러시아 등을 거쳐 국내에 들어왔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한 지 10개월 만이다.
관건은 국내에 러시아산으로 반입된 석탄에 실제 북한산 석탄이 포함됐는지, 북한산 석탄이 맞다면 수입업체들이 이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다
관세청이 조사를 벌인 사건은 총 9건이다.
관세청은 수사 과정에서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위장돼 일부 국내로 반입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장 반입 배경과 관련해서는 북한산 석탄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을 노린 개인 수입업자의 일탈 행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조현 외교부 2차관은 전날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만나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과 관련 "수입업자의 일탈 행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관세청은 조만간 법 위반 혐의가 확인된 업체를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들로부터 북한산 석탄을 수입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남동발전은 사전에 북한산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 등을 근거로 불기소 의견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당초 이날 오전 송치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적용 법리를 관세법으로 할지, 남북교류협력법으로 할지 등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고 러시아에서 추가 자료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송치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송치 시기가 당초 예정보다 미뤄졌지만 수사결과가 달라진 점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관세청의 조치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수입업체를 유엔안보리 제재위원회에 통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 결의 상 수입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이 사실상 최종 확인됨에 따라 이에 따른 외교적 파장도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산 석탄 밀반입에 연루된 한국 기업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하는 것을 뜻한다.
다만 정부는 우리가 미국과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조 차관은 전날 국회에서 "우리 정부 간 협의로는 이것은 그런(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같은날(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산 석탄 반입 문제에 관해 "우리는 한국 정부와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제재 대상이 되지는 않더라도 금수 품목의 반입을 제때 차단하지 못한 '구멍'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범정부 차원의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는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통해 북한산 석탄 여부, 정부가 지금까지 사실 확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이유에 대해 반드시 진위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