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삼성과 홈 경기에서 6 대 9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달 31일 두산전 이후 8연패다.
올해만 벌써 두 번째 아픔이다. 물론 최하위 NC가 4월 팀 창단 최장 9연패를 안으면서 올 시즌 최장 연패의 불명예는 아니다. 그러나 다시 8연패에 빠진 것은 타격이 크다.
이날 패배로 LG는 5위 수성도 위태롭게 됐다. 6위 삼성과 승차가 없어졌고, 승률에서만 간신히 앞선 5위를 지켰다. 8연패를 당하기 전 LG는 5위 삼성에 4.5경기 앞선 4위로 가을야구가 여유롭게 보였다. 그러나 현재는 내일을 알 수 없는 처지다.
LG의 8연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 5월에도 한번 겪은 바 있다. 4월29일 삼성과 홈 경기부터 5월8일 롯데와 홈 경기까지 8경기를 모두 졌다.
그때의 LG가 당한 8연패와 8월의 8연패는 어땠을까. 정규리그 성적은 비슷했다. 4, 5월 당시 LG는 8연승 뒤 8연패를 안았다. 공동 1위에 2.5경기 차 3위에서 공동 5위로 떨어졌다. 연패 뒤 18승20패, 5할 승률에서 -2승이었다. 8월9일 현재 LG는 5할 승률에서 -3승(53승56패1무)이다.
3개월 전 LG는 투타가 모두 붕괴됐다. 타선이 급격하게 침체돼 8연패 기간 타율이 2할6푼2리로 전체 9위, 득점도 평균 4점이 간신이 넘는 9위였다. 출루율은 3할6리로 최하위였다.
마운드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8연패 기간 평균자책점(ERA)이 7.01로 NC(8.87) 다음이었다. 그나마 NC는 3승5패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73으로 NC(1.91), 넥센(1.76) 다음이었다.
마운드는 더 좋지 않았다. 이 기간 팀 ERA는 7.39로 10개 구단 중 최악이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88로 가장 높았다. 투타가 모두 무너지니 연패는 당연했다.
이번 8연패가 더 좋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시즌 후반부라는 점이다. 초반에야 8연패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있었다. 경기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는 8연패 후유증을 딛고 5월을 12승14패로 선방했고, 6월 14승9패의 호성적으로 상위권 싸움을 했다. 마운드가 버텨줬고, 타선도 김현수를 중심으로 힘을 냈다.
하지만 6월의 기점으로 LG는 차츰 하락세다. 7월 9승13패로 허덕인 LG로서는 8월 반등을 해야 할 시점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8월에만 7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그 사이 넥센이 최근 6연승으로 4위 자리를 뺏었고, 삼성도 LG의 5위를 '사시탐탐' 노리고 있다. 자칫 반등의 기회조차 없이 가을야구에서 제외될 수 있다.
특히 LG는 주전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한계를 보이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4번 타자로 MVP급 활약을 펼치던 김현수도 8월 무홈런 무타점에 머물러 있다. 베테랑 박용택마저 후반기 타율 2할대로 허덕이면서 전체적으로 타선에 힘이 떨어진 상태다.
마운드도 비상이다. 타일러 윌슨이 팔꿈치 통증으로 복귀가 늦어지는 데다 에이스 헨리 소사도 8연패 동안 부진에 빠져 원투 펀치가 말썽이다. 차우찬이 여전히 침체에 빠진 가운데 임찬규, 김대현 등 선발진이 불안하다. 마무리 정찬헌 등 불펜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수비까지 흔들리며 총체적 난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는 10일 삼성과 경기 뒤 주말 넥센과 운명의 2연전을 치른다. 투타 모두 흔들리고 있는 LG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