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93㎜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다음 날인 7일 오전 다시 찾은 KTX 강릉역은 폭우가 휩쓸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역 안에 있는 한 편의점은 천장에서 물이 새는 탓에 전날(6일) 하루 동안 장사를 하지 못하면서 유통기한을 넘긴 물품들을 반품해야 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직원 이모(80) 씨는 "1년도 지나지 않은 새 건물인데 천장에서 물이 샐 줄은 전혀 몰랐다"며 "계산을 할 수 있는 기계의 전기가 끊겨 장사를 못 하니 황당했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편의점 바로 맞은편에 있는 매표소 자동발매기 한 대도 전기가 끊겨 현재까지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상인들은 이전에도 천장에서 물이 샜다고 증언해 강릉역이 설계부터 부실하게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어 "코레일 시설점검단에서는 기록적인 폭우 때문에 피해가 있었다는 말만 반복하며 다 정상이라고 이야기하니 답답할 노릇"이라며 "비 피해가 있을 때마다 수해복구를 할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코레일 강릉관리역 관계자는 "비가 와서 한 두 번 천장에서 물이 샌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어제(6일)는 기록적인 폭우 때문에 피해가 큰 것이지 근본적으로 건축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아파트나 새 차도 하자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강릉역도 건설하다 보면 약간의 하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물이 새는 부분은 보수작업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워낙 폭우가 많이 쏟아져 피해면적이 넓은 만큼 전체적으로 점검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천장에서 누수문제가 발생한 것을 파악하고 시공사에서 보수작업을 시행했었다"며 "옥상면 경사가 완만한 데다 시간당 최대 93㎜의 강우량에 비해 빗물홈통 크기가 작아 옥상에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재지변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기상 탓만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다양한 변수를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하지 않은 것은 책임기관의 귀책 사유가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