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50도, 고공 농성 노동자들 타들어간다"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전주시청 조명탑 위 지상보다 높은 온도
인도주의실천의사협 "굴뚝 위는 찜통, 위장 악화로 찬물도 마음껏 못마셔"

굴뚝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는 노동자들이 50도까지 치솟는 폭염에 건강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노조는 청와대 앞에 모여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와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등은 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시청 앞 조명탑에서 농성 중인 택시노동자 김재주씨와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오른 파인텍 노동자 박준호, 홍기탁씨의 문제를 방관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6일 전주시청 앞 조명탑의 온도가 42도,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의 온도가 45도를 기록해 "가뜩이나 축난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몸이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위 온도계가 표시할 수 있는 최고기온인 50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파인텍 농성 노동자들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굴뚝에 올랐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홍종원 의사는 "굴뚝 위는 직사광선이 강하게 비춰 조금도 버틸 수 없는 찜통"이라며 "더위를 내쫓기 위해 찬물을 마시고 싶어도 위장문제를 악화시켜 마음껏 마시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주시청 조명탑에 올라 김재주씨의 건강상태를 살핀 길벗한의사회 오춘상 원장도 "1년 가까이 지속되는 고공농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신체기능 저하가 만성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40도에 가까움 폭염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고공농성은 애시당초 이 사태를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 책임이 가장 크다"고 비판하며 "고공농성이 마무리되고 세 노동자들이 무사히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택시노동자 김재주씨는 지난해 9월 4일부터 전주시청 앞 조명탑 위에서 택시 전액관리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으며,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 박준호씨는 지난해 11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 농성 중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