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와 관련한 새로운 증거들을 찾아내는 등 성과도 있었지만 위원 간 의견 대립으로 2가지 결론을 따로 내는 아쉬움을 남겼다.
선조위는 이날 서울 중구 선조위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조사 등 그동안의 경과를 담은 종합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종합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공식 활동을 시작한 선조위는 인양된 선체를 조사하고 미수습자·유류품 수습과정을 점검했다. 또 조사 이후 선체 처리 과정에 대해 논의했다.
선조위 활동 가운데 주목할 만한 성과는 인양된 선체에서 수밀문 2개, 수밀맨홀 5개가 모두 열려 있었다는 점을 새로 발견했다는 점이 꼽힌다.
침몰 시 물이 새는 것을 막아주는 이 수밀장치들이 열려 있어 기울어진 배가 더 급격히 넘어갔던 것으로 선조위는 보고 있다.
선조위는 또 화물칸에 있던 일부 차량의 블랙박스를 복원하고, 영국 감정기관 브룩스벨과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 등에 연구용역을 맡겨 침몰 원인 규명을 시도했다.
하지만 복원성 추정, 기계결함여부 등 핵심 쟁점에서 엇갈린 위원들의 이견은 좁혀지지 못했고, 끝내 '외력 가능성'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결론을 내게 됐다.
무리한 증개축으로 복원성이 나빠진 세월호가 화물을 과도하게 실은 채 출항했고, 사고 당시 '솔레노이드 밸브'라는 장치가 한쪽으로 고착되는 바람에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권영빈·이동권·장범선 위원은 선체 문제 만으론 이 큰 배의 침몰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담았다. 복원성도 그 정도로 나쁘지 않았고, 화물도 배가 상당히 기운 뒤에야 튕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 위원 등은 특히 선체 외부와 좌현 핀 안정기실 등에서 지난 1일 외력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점 등을 들어,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장 위원의 경우 별도로 "외력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4·16 가족협의회 정성욱 진상규명분과장(故 동수 군 아버지)은 "각자의 의견만 주장하다 이렇게 된 것 같아서 참 실망스럽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유경근 집행위원장(故예은 양 아버지)은 "선체 확보, 인양, 직립까지 했던 과정을 보면 선조위를 만든 목적은 120% 달성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 3월 출범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른바 2기 특조위가 선조위 종합보고서를 넘겨받아 진상규명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