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BMW에 추가자료 요구…"제기된 의혹은 모두 확인"

BMW "유럽서도 화재 발생해 원인파악 하던 중" 보고…정부 "상세 자료 내라"

정부가 BMW 사측이 차량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의 부품 결함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보기 위해 BMW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BMW는 EGR 부품 결함을 최근 차량 엔진 발화 원인으로 지목하고 리콜을 시행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조작 등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6일 "BMW가 최근 차량 화재 원인과 관련한 기술분석 자료를 제출했지만 부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화재 원인으로 거론되는 다른 부분에 대한 보충 자료를 낼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요구한 자료에는 EGR 부품 결함 외에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소프트웨어 관련 의혹 등도 포함하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BMW로부터 4일 자정께 EGR 모듈 결함과 관련한 기술자료를 제출받았다.

디젤 차량은 환경 보호를 위해 엔진이 배기가스 일부를 회수해 다시 태우는 구조로 돼 있다.

이때 EGR가 엔진에서 배기가스를 받아 냉각시키고서 연결된 흡기다기관에 전달하는데, 이 흡기다기관에서 불이 나고 있다.

BMW 측은 EGR에서 냉각수가 새면서 '에틸렌 그리콜'이라는 성분이 나와 고온의 흡기다기관으로 흘러가 침착되면서 불쏘시개 역할을 해 화재를 일으켰다고 설명한다.

일단 국토부는 그동안 6개의 전소되지 않은 차량에서 EGR와 흡기다기관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이들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

모두 흡기다기관에서 크고 작은 천공이 발견됐다.

그러나 흡기다기관이 플라스틱 성분이어서 문제가 됐다는 일각의 주장은 개연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흡기다기관에 플라스틱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EGR를 거쳐온 배기가스가 플라스틱으로 된 흡기다기관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온도인 300도 이하로 냉각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국토부는 BMW가 환경 규제 때문에 EGR에 공기를 과다하게 넣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배기가스 냉각이 잘 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이같은 내용을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국토부는 자료를 외부 전문가에게도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원인 분석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전문가에게는 자료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BMW는 국토부에 '유럽에서도 2016년부터 유사한 차량 화재 사고가 있었으며, 이에 따라 최근 실험을 통해 EGR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던 중'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GR의 이상 여부를 가리는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우리나라에서 차량 화재가 잇따라 EGR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었다는 해명이다.

이에 국토부는 유럽의 차량 화재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국토부는 BMW가 EGR 부품 결함 가능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면서 늑장 조치를 했다면 과징금 등 처분할 방침이다.

BMW는 유럽에서도 차량 리콜을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목포에서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국토부는 해당 서비스센터가 안전진단을 미흡하게 시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더욱 철저하게 점검하도록 BMW에 요청했다.

4일 오후 2시 15분께 목포시 옥암동 한 대형마트 인근 도로를 달리던 BMW 520d 승용차의 엔진룸에 불이 났다.

이 차량은 지난 1일 BMW 서비스센터에서 긴급 안전진단을 받고도 불이 났다.

BMW 서비스센터는 엔진에 내시경을 넣어 EGR 부품의 화재 위험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목포 서비스센터는 부품의 겉면만 보고 내부 상태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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