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란(공론화위 위원장)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 이 제도를 개편하기 위해서 시민 490명이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가 운영이 됐었죠. 지난 금요일에 3개월 동안의 논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주말 내내 학부모들, 학생들 혼란스러워했습니다. ‘결론이 또렷하지가 않다. 또다시 교육부로 공이 넘어간 것 아니냐. 책임을 또 미루는 거냐. 도대체 언제쯤 명확해지는 거냐.’ 이런 불만들이 학생, 학부모 모임 커뮤니티는 물론이고요. 인터넷 기사 댓글에도 쏟아졌는데요. 이 3개월 동안의 공론화 과정을 이끌어온 분, 공론화 위원회의 김영란 위원장 답변. 여러분, 직접 확인을 해 보시죠. 김영란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영란> 안녕하세요. 김영란입니다.
◇ 김현정> 고생 많이 하셨어요.
◆ 김영란> 고생한 건 없습니다. 열심히 재미있게 했습니다.
◇ 김현정> 일단 3개월의 여정을 마친 소감이 어떠십니까?
◆ 김영란> 사실 원자력에 관한 것 외에는 두 번째 이루어진 대규모의 공론화위원회였는데요. 너무너무 성숙한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세들을 보여주셔서 우리나라의 시민들의 의식이 이렇게 높고 이렇게 성숙하구나, 정말 성숙한 민주주의에 다가가고 있구나, 이런 감동의 물결이었습니다.
◇ 김현정> 감동의 물결 정도였습니까?
◆ 김영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공론화 결과를 받아든 당사자들. 학생, 학부모들은 굉장히 혼란스럽다고 주말 내내 불만들을 쏟아냈어요.
◆ 김영란> 그게 아마 정확하게 전달이 안 된 것이 아닌가.
◇ 김현정> 어떤 게 헷갈렸냐면요, 위원장님. 저도 헷갈렸는데. 그래서 수능 중심의 정시냐, 학종 중심의 수시냐. 어떤 거냐. 또 수능을 지금처럼 상대평가로 두느냐 절대평가로 두느냐에서 어떤 거냐. 딱 정해줄 줄 알았는데 ‘비슷비슷하게 결론이 나왔다. 이거를 구별하는 게 무의미하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니까 이게 어떻게 하라는 소리냐, 어떤 얘기들 나오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위원장님, 결론이 확실히 난 겁니까?
◆ 김영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정도로 시민참여단들이 지혜롭게 결정해 주실 수는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요.
◇ 김현정> 자, 그러면, 그러면 제일 중요한 공론화위의 결론. 지금 기사들이 또 학부모들이 혼란스럽다. 왜 결론 안 내주냐라고 하는데 이 자리에서 딱 부러지게 결론을 위원장님이 내주시죠. 어떤 결론이 나온 겁니까?
◆ 김영란> 그러니까 저희가 받은 것은 2022학년도 수험생들을 위한 대입에 대해서 세 가지 쟁점을 받았거든요. 공론화에 부쳐달라고. 그래서 이 결과는 뭐냐 하면 2022년도의 수험생들을 위해서 학생부 위주 전형을 더 이상 확대하는 것은 그만해라. 그간 학생부 위주 전형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는데 현재는 학교에 따라 한 80% 정도로까지 확대되어 있거든요.
◇ 김현정> 이른바 학종, 수시라고 하는 것.
◆ 김영란> 네, ‘그것은 너무 지나치다. 그러니까 수능 위주 전형을 좀 확대를 하고 학생부 위주 전형의 확대는 이제 그만해라.’ 이런 확실한 메시지를 첫 번째로 주셨고요.
◇ 김현정> 정시냐 수시냐에서는 정시, 정시 확대해라라는 메시지를, 결론을 확실히 냈다 그 말씀이시고요.
◆ 김영란> 그런데 저희가 그걸 물었습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까지 수능 비율이 되었으면 좋겠느냐.’ 이렇게 자세하게 물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구간별로 세분해서 물었습니다. 0%에서 10% 미만, 10%에서 20% 미만. 이런 식으로 20에서 30, 30에서 40. 이렇게 쭉 물었더니, 물었더니 제일 많은 구간은 40에서 50이 27.2%고요. 그다음이 30에서 44가 21.2%인데. 그러니까 수능 위주의 전형의 비율이요.
◇ 김현정> 정시.
◆ 김영란> 그런데 이 시민들이 대답해 주신 것을 평균을 냈더니 39% 정도가 나왔습니다. 이 모든 걸 종합해 보면 ‘지금 정시 비율은 너무 낮아서 확대가 필요한데 2022학년도 대입의 경우, 확대가 필요하지만 45%라는 1안은 좀 과다하다, 그래서 평균이 39% 정도 나왔으니까 45%까지는 과다하지만 이 정도 비율은 확대해라.’ 이렇게 답을 해 주셨고요. 두 번째로 그 평가에 대해서 ‘2022학년도 대입을 전 과목 절대평가로 하는 것은 이르다, 왜냐하면 절대평가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너희 전문가들, 절대평가를 지지하는 전문가들의 얘기를 우리가 다 들어봤지만 변별력 확보가 안 되어 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수능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에서는 상대평가 쪽 손을 확실히 들어주셨다. 적어도 2022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 김영란> 현행에서 더 이상 절대평가를 늘리는 건 곤란하다. 그런 거고요. 지금 일부 절대평가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저희가 이 부분은 중장기적인 걸 물어봤어요. 중장기적으로는 그러면 어떻게 생각하냐. 별도의 항목에서, 완전히. 그랬더니 ‘중장기적으로는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 과목을 현행보다 확대하자’는 의견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 김현정> 중장기적으로. 그러니까 멀리 내다보고 그 방향이 맞는 것 같지만 지금은 너무나 보완할 게 많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 바꾸면 안 된다. 이런 말씀이신 거예요.
◇ 김현정> 지금 딱 부러지게 결론 내 주셨네요.
◆ 김영란>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수능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에서는 상대평가입니다, 여러분. 수시냐 정시냐에서는 정시 확대 쪽에 결론을 내 주신 겁니다. 이렇게 교육부로 올리시는 거죠?
◆ 김영란> 그렇게 올렸습니다, 그래서. 교육부가 아니라 국가교육회의 측에다가요.
◇ 김현정> 그렇죠. 거기를 한 번 거쳐서 교육부로 가는 거니까. 왜 불만의 소리들이 이렇게 터져나왔나를 조금 더 생각해 보면요, 위원장님. 애초에 질문 문항 자체가 모호하다. 어떻게 1안부터 4안까지 나왔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분들이 꽤 많았어요. 뭐냐 하면 1, 2, 3, 4. 4개 시나리오 중에서 1안, 3안, 4안은 모두 수능 상대평가고 2안만 수능 절대평가다. 그래서 상대평가는 세 가지로 쪼개놓고 절대평가는 하나로 모아놓으니까 절대평가 지지하는 사람들은 2안에 쏠리면서 당연히 2안 선호도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즉 교육부가 선호하는 수능 절대평가에 유리하게 1, 2, 3, 4안 짜놓은 것 아니냐. 그런 와중에서도 ‘수능 상대평가를 선호하는 1안이 제일 높게 나왔다는 거는 지금 50%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수능 상대평가를 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얘기들 하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김영란> 그렇게 답이 나왔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 부분은.
◇ 김현정> 왜 그러니까 1, 3, 4안을 이렇게 쪼개놨나. 이것들을 많이들 의문스러워하시더라고요.
◆ 김영란> 그 부분을 설명해도 될까요?
◇ 김현정> 그러시죠.
◆ 김영란> 저희가 이제 공론화 범위를 3개를 받았습니다. ‘세 가지 쟁점만 공론화위에 좀 부처달라.’ 그래서 첫 번째는 평가에 있어서 학생부 교과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의 균형 문제. 두 번째는 절대평가 과목의 확대. 전 과목으로 확대할 거냐 상대평가로 할 거냐의 문제. 또 이제 수능의 최저학력 기준을 어디까지 활용하게 할 거냐. 그런 문제 세 가지를 공론화에 부쳐달라 이런 요청을 받았고요. 그래서 그것을 각자 따로 물으면 지금처럼 좀 혼란스러운 결과가 올 수 있다. 모순된 답도 나올 수 있고. 그리고 이 쟁점들을 교육 전체의 흐름 속에 놓고 의제를 만들어야지 독립된 쟁점으로 묶는 건 의미가 없겠다. 그게 우리 전체 교육의 흐름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지 같이 묶어서 물어야 되겠다. 그렇게 해서 저희가 서른다섯 분의 전문가. 예를 들어 대학 입학처장 일곱 분, 또 학생 일곱 분, 학부모 시민단체 일곱 분, 교사 및 교원단체 일곱 분, 대입제도 관련한 전문가 일곱 분. 그래서 서른다섯 분을 저희가 모셔가지고 1박 2일로 이 ‘3개 쟁점을 묶어서 시나리오를 만들어 주십시오.‘ 이렇게 부탁을 했습니다. 저희는 관여를 안 하고요. 그분들이 1박 2일 동안 정말 치열하게 토론을 해서 시나리오가 많이 만들어서요. 그러면 35개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이론적으로는. 그래서 이분들이 그 하나하나를 반대 의견이 있냐 없냐를 벽에 붙여놓고 색깔을 붙이게 해서 한 분이라도 이 시나리오는 부족하다라고 하면 다시 그 시나리오에 대해서 토론하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나온 4개다 이 말씀이신 거죠?
◆ 김영란> 반대 의견이 하나도 없는 시나리오만 통과시킨 게 4개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4개가 나온.
◆ 김영란> 그러니까 절대가 몇 개고 상대가 몇 개인지 저희는 알 수도 없고.
◇ 김현정> 어쨌든 1, 3, 4안은 상대평가가 들어갔고 2안은 절대평가 하나로 모아지니까.
◇ 김현정> 그렇군요. 아무튼 공은 또다시 교육부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최종 결론은 이번 달 말에 나오게 되는데 이 공론화위에서 내린 결론. 아까 딱 부러지게 말씀해 주신 그 결론이요. 그거 얼마나 반영이 되나요, 최종 결론에?
◆ 김영란> 이 공론화 과정을 해 봤더니 이것이 저희가 시민참여단을 딱 우리 대한민국의 구성에 160개 셀을 만들어서 셀에 들어오도록 이렇게 구성을 했거든요. 그래서 딱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대한민국의 구성을 반영하는 그런 시민들이었습니다.
◇ 김현정> 490명이.
◆ 김영란> 그러니까 그중에는 연세가 높으신 분도 있고 젊은 친구도 있고 교육 전문가도 오셨어요, 교육학 교수라고. 개인적으로 오셨더라고요. 여기 전화를 받고 저희 참여단에 참가하셨고 또 뭐 제가 알기로는 현역 기자분도 계시다고 들었고.
◇ 김현정> 그래요. 시민참여단에.
◆ 김영란> 또 현직 교사나 퇴직 교사들이 굉장히 많이 오셨고요. 그래서 너무너무 다양한 시민들이 구성이 돼서 저희가 또 분임별 토론시간 열 분씩 토론을 하는데 토론시간을 굉장히 많이 확보를 했어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나온 결론이기 때문에 교육부가 최대한 반영해야 된다는 말씀을 지금 하시는 것 같아요.
◆ 김영란> 그렇죠. 그것은 너무 당연히 받아들이실 거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현실을 봐달라, 이런 얘기들을 학부모들이 굉장히 많이 한다는 거. 그러니까 언젠가부터 대입 컨설팅 받지 않으면 대입 준비 못 하고 부모가 아이들 스펙 만들어주러 뛰어다니고 애들은 학업은 학업대로 하고 그 가외시간에는 동아리 하러, 억지로 동아리하러 다니고 억지로 자원봉사 하러 다니고. 이게 과연 우리 현실에 맞는 제도냐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한다는 것. 우리 교육 전문가들, 정책 입안자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고요. 위원장님, 3개월 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잘 반영이 돼서 최종 결론이 잘 나기를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 김영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영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김영란 전 대법관. 이번에 교육 대입공론화위의 위원장 맡았었죠. 만나봤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