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스마트폰은 한때 세계시장에서 혁신의 대명사로 통했다.
새로운 폰을 내놓을 때마다 삼성은 "이런 기술을 세계최초로 채택했다'는 것을 마케팅의 포인트로 삼아왔다.
갤럭시 S6을 출시할때는 엣지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채택했다.
삼성의 이런 '엣지 디스플레이'는 이후 애플도 따라오게 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표준으로 만들었고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 증가를 견인하기도 했다.
또 배터리 화재로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갤럭시 노트7에서는 홍채를 세계 최초로 채택했고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 S8에는 음성비서 빅스비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 초 내놓은 갤럭시 S9에는 소니가 이미 채택했던 '슬로우모션'을 조금 더 발전시키고 'AR이모지'를 적용한 것 외에 별다른 신기술을 선보이지 않았다.
갤럭시 S9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이 없는 완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는게 삼성이 설명한 이유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S9 출시당시 "(삼성은) 이제는 세계 최초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새 기술 도입에 급급하기 보다는 완결성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삼성의 목표"라고 공공연히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의 이런 결정 뒤에는 이제는 세계 최초를 무기로 마케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도 숨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런 전략구사에는 최고의 갤럭시 S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통하는 S7이 전작인 S6와 비교해 별다른 기능을 추가하지 않고도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했었다는 경험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렇지만 갤럭시 S9의 도전결과가 참담한 실패로 귀결되면서 삼성전자도 방향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관계자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기본 핵심을 강화하고 신기술을 좀 더 적극적으로 채택해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기술 채택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탑재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내년 3월 부터 시작되는 5G 서비스에 맞춰 새로운 폰을 선보이면서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