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이 소개한 건강식품, 채널 돌리면 홈쇼핑에서 판매"

- 방송통신위원회, 종편과 TV홈쇼핑 연계편성 현황 점검
- 판매업자가 종편 프로그램에 협찬비 제공하고 비슷한 시간 홈쇼핑 편성
- 43일간 종편-홈쇼핑 연계판매 무려 110회, MBN과 TV조선 30회 넘어
- 종편과 홈쇼핑, 음식 섭취방법, 효능, 특장점 소개방식 거의 비슷해
- 현행법상 방송금지행위에는 포함 안돼.. 소비자 보호 위해 제도 정비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8월 3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민언련 김언경 사무처장

◇ 정관용> 우리 언론의 보도 동향 살펴보는 미디어포커스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 어서 오십시오.

◆ 김언경> 안녕하세요.


◇ 정관용>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늘 종편하고 TV홈쇼핑 사이의 연계 편성 그걸 현황 점검하고 대책 내놨다는데 저희 처음 듣는 얘기거든요. 종편하고 TV홈쇼핑이 뭘 연계 편성을 해요?

◆ 김언경> 이런 일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는데요.

◇ 정관용> 무슨 얘기예요, 그러니까?

◆ 김언경> 이게 한마디로 종편의 교양프로그램, 그러니까 건강정보프로그램에서 특정 식재료가 몸에 좋다라고 하면서 막 다룹니다. 그러면 그 비슷한 시간에 TV홈쇼핑에서 그 식재료를 가공한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

◇ 정관용> 이런 게 있어요?

◆ 김언경> 네. 이걸 종편과 TV홈쇼핑 연계 편성이라고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말은 참 그럴싸하죠. 그런데 시청자는 TV홈쇼핑에서 식재료의 효능을 설명하면 저거 팔려고 하는 상술이야, 이렇게 여겨서 경계하게 되잖아요. 그렇지만 방송사 건강정보프로그램에서 막 의사도 나오고 약사도 나오고 굉장히 여러분들이 전문가들이 나와서 식품의 효능을 강조하면 그게 굉장히 객관적으로 입증된 과학적 정보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연계 판매는 이런 시청자의 심리를 이용하는 수법입니다. 그런데 이게 판매업자가 종편에 협찬비를 내고요. 이런 식재료의 효능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래서 방송이 편성이 되죠. 그러면 비슷한 시간대에 TV홈쇼핑을 잡아서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겁니다.

◇ 정관용> 종편하고 TV홈쇼핑은 회사가 전혀 다르잖아요.

◆ 김언경> 전혀 다르죠.

◇ 정관용> 그런데 무슨 연계 편성이지 했는데 그건 판매업자가 중간에 있었군요? 그 제품 판매업자가 종편 측에 협찬비를 내고 그게 되면 비슷한 시간에 TV홈쇼핑을 잡는다?

◆ 김언경> 그런데 이제 민언련이 이런 행태를 인지한 것은 사실 2015년이었습니다.

◇ 정관용> 3년 전부터?

◆ 김언경> 네. 당시에 MBN에 광고 방송을 대행해 주는 회사를 미디어랩이라고 하는데 MBN 미디어랩이라는 회사에 영업팀 광고 영업일지가 유출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걸 입수를 해서 분석하다 보니까 그 안에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부적절한 영업 행위가 있었고요. 특히 광고나 협찬을 받은 다음에 그걸 빌미로 방송에 개입한 정황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방송사들이 협찬이나 광고를 받은 다음에 방송 내용이 너무 많이 변하더라는 것이죠. 그때 MBN 교양프로그램에서 식재료의 효능을 방송하면 홈쇼핑에서 해당 제품을 팔고 있는 것을 알게 됐어요. 심지어는 재방송을 하면서 재방송할 때마다 또 팔고 있는 거예요. 이때도 돈이 오갔다라는 게 이 메모에 적혀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요?

◆ 김언경> 당시 저희가 방통위에 조사해 달라고 신고를 했고 방통위가 2015년 9월에 조사 결과를 내면서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MBN 미디어랩이 미디어랩법에 따른 금지행위를 위반했다고 판단해서 과징금 2억 40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방통위원들이 이 사안을 의결할 때 MBN만 이렇겠냐. 지금 방송사 전반의 협찬 운영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이 나왔고요. 당시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부각되었습니다. 이번 실태 조사는 이런 배경으로 실시되었다고 보는데요. 문제는 너무 늦었다. 2015년에 나왔던 말인데 지금 2018년이잖아요. 3년 후에 실태조사라는 게 처음 나온 거예요.

◇ 정관용> 이게 처음이에요?

◆ 김언경> 네.

지난 3월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홈쇼핑시장 상생협력방안 모색 간담회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제공)

◇ 정관용> 그러니까 2015년에 실태조사 필요하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이번에 처음 했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조사한 거예요?

◆ 김언경> 이게 그러니까 샘플링이죠. 그래서 방통위가 조사한 걸 보면 작년 9월 9일에서 19일까지와 11월 한 달 고작 43일치를 실태 조사한 겁니다. 그런데 43일만 했으니까 몇 개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종편 4사의 26개 프로그램에서 110회 식재료를 소개했고요. 그냥 소개하는 방송이 아니고 식재료를 소개한 다음에 바로 홈쇼핑에서 판매한 게 110회라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홈쇼핑 채널도 찾아보니까 거기에서는 114회 연계 판매를 했다라는 것이죠. 이번 조사에서 연계 판매를 가장 많이 한 방송사를 보면 MBN이 38회, TV조선이 33회,채널A가 30회, JTBC가 9회 정도였습니다. 프로그램별로 불러볼게요. MBN은 천기누설 스페셜, 채널A의 나는 몸신이다가 각각 15번 연계 편성을 했고요. TV조선의 내 몸 플러스가 12회 그리고 TV조선의 내 몸 사용 설명서라는 프로그램이 또 11회, 채널A의 닥터지바고가 9번 이렇게 방송을 했습니다.

◇ 정관용> 딱 43일치만 조사했는데 이랬다는 얘기죠?

◆ 김언경> 네.

◇ 정관용> 만연해 있다라고밖에 말할 수 없군요.

◆ 김언경> 지금도 계속 있다라고 의심은 됩니다.

(사진=방송통신위원회 보도자료 캡쳐)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판매업자가 사실은 자기네 제품의 효과를 홍보하기 위한 자료를 종편한테 줄 거 아닙니까? 그러면 그걸 받아서 방송을 하는 거죠?

◆ 김언경> 그렇죠. 이게.

◇ 정관용> 이게 문제 아닙니까?

◆ 김언경> 순수하게 정말 객관적으로 방송을 만드는 분들이 이 아이템이 참 몸에 좋다라고 생각해서 그 방송을 했으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고 판매업자한테 정보를 받아서 만든다는 것이죠. 방통위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횟수 정도였는데요. 저희가 미디어오늘이라는 언론비평지에 결과보고서라는 것을 입수해서 보도한 게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 보고서를 따로 구해서 분석해 봤습니다.

◇ 정관용> 그랬더니요?

◆ 김언경> 그랬더니 종편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섭취 방법, 그러니까 먹는 방법, 효능,특장점들을 소개하는 방식과 TV홈쇼핑에서 상품 판매를 위해서 홍보하고 시연하는 장편이 거의 비슷했다, 똑같았다라는 모니터 결과가 나왔습니다.

◇ 정관용> 같은 업체에서 준 정보 그대로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겠죠?

◆ 김언경>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정말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만든다는 증거였고요. 그리고 실제 납품업자를 인터뷰한 내용이 있어요, 이 보고서에. 거기에 보면 납품업자가 뭐라고 하냐면 대부분의 납품업체는 방송 대본이나 영상제작 등의 경험이 풍부한 대행사를 통해서 연계 편성을 진행한다라고 말을 합니다. 이는 종편이 협찬비를 받고 자사 프로그램의 대본과 영상까지 대행사, 즉 납품업체 측에 고스란히 맡겨버렸다. 그러니까 종편 PD가 있지만 사실 그 내용이 대부분 대행사를 통해서 들어온 내용을 반영한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죽하면 납품업자 스스로도 이 연계 편성의 가장 큰 단점은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 정관용> 납품업자 스스로 이런 말을 했어요?

◆ 김언경> 이런 인터뷰가 그 보고서에 들어 있습니다. 게다가 납품업자는 자신들이 직접 연계 판매를 하지 않고 대행사를 통하는 이유가 비용의 차이가 없어서라고 이렇게 말을 하거든요. 그런데 좀 이상하잖아요. 납품업자는 돈을 안 준다는 거예요, 대행사에게. 그러면 대행사는 누구한테 받느냐? 알고 보니 종편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고리에서 대행사들은 굉장히 잘 팔 수 있으니까 좋죠, 당연히. 그러니까 납품업자는 제품 판매를 많이 팔아서 좋고 종편은 협찬비를 챙길 수 있어서 좋고 대행사는 수수료를 받아서 좋고 TV홈쇼핑도 매출 수익을 올려서 좋습니다. 모두 다 행복한데 이 사이에서 나쁜 것은 우리 소비자뿐이다라는 것이죠.

◇ 정관용> 그래서 이번에 방통위는 어떤 대책을 내놨습니까? 처벌하나요?

◆ 김언경> 아니요. 이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행법으로 불법행위가 아닙니다.

◇ 정관용> 불법이 아니에요?

◆ 김언경> 네. 그러니까 방송법상에 금지 행위 유형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이런 행위가 안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방통위가 이번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납품업체에게 물어보니 종편이나 TV홈쇼핑이 이런 것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비용도 우리 스스로 그냥 댔다. 그러니 이것은 방송사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법적으로 분석이 된다는 거예요.


◇ 정관용> 이해가 안 되는데요.

◆ 김언경> 그렇죠.

◇ 정관용> 하긴 그런데 협찬비를 받는 것은 이거 말고도 워낙 많으니까. 그래서요?

◆ 김언경> 그래서 방송통신위원회는 현행법으로는 불법이 아니다. 그래서 방송 프로그램이 협찬을 받아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협찬주명을 고지하는 의무화하겠다. 그런 법령을 추진하겠다. 그러니까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 이렇게 밝혔고요. 그리고 연계 편성으로 인한 시청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게 이 관련된 모니터링을 강화해라라고 부탁하겠다라고 이게 대책의 전부였습니다.


◇ 정관용> 보통 드라마도 요새는 뒤에 협찬 어디어디 붙잖아요. 그런데 이런 방송은 협찬 어디어디라는 것도 고지를 안 했다는 거죠? 그런데 그것도 잘못이 아니라는 거예요?

◆ 김언경> 네. 그러니까 정말 신기한 게 현행법에 협찬 고지라는 게 있어요. 규칙이 있는데 거기에 보면 협찬 고지를 해야 한다고 돼 있는 게 아니고 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재량 사항이군요?

◆ 김언경> 네. 그래서 할 때 어떻게 하라는 내용은 자세히 규정돼 있어요. 그러니까 상식적으로 말해서 협찬을 해 주면 다 고지하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너무 광고를 많이 하지 못하게 규정은 돼 있는데 반드시 해야 한다는 말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걸 바꾸면 괜찮은가? 저는 그렇게 생각이 안 들고요. 이거는 오히려 자칫하면 방송사들이 협찬비를 받고 정보교양 프로그램을 그냥 모조리 그런 프로그램으로, 광고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을 양성화시킬 수도 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그런 식의 협찬고지만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고 이걸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방통위가 좀 더 골몰해야 한다. 궁리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종편만 실태조사를 한 거지만 여러분들이 잘 생각해 보시면 지상파 방송에서도 이런 현상이 있습니다.

◇ 정관용> 있어요?

◆ 김언경> 아침방송에서 어떤 제품이 몸에 좋다 하는데 옆에서 나올 때가 있어요.

◇ 정관용> 홈쇼핑에?

◆ 김언경> 저는 여러 번 봤거든요. 우리 사회는 그동안 방송 내용이 광고로 인해서 왜곡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 미디어렙법도 만들고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왔어요. 그런데 그 틈새를 노리고 또 이런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일단은 제도를 다시 한 번 정비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해야 됩니다.

◆ 김언경> 이거는 시청자를 속이는 거거든요. 그래서 시청자 여러분이 이런 방송에 현혹되지 마셔야 한다. 방송에서 뭐가 몸에 좋다, 이렇게 나오면 무턱대고 믿지 마시고 아, 이거 광고구나 이렇게 생각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한참 전에 이 코너에서 우리 주요 일간지들 요새는 무슨 AD, 이거는 AD 지면입니다, 광고지면입니다라는 표시도 안 한 채 광고성 기사를.

◆ 김언경> 기사형 광고.

◇ 정관용> 그렇죠. 거의 한 섹션을 전부 그렇게 만들고 그러는 거 우리 고발했잖아요. 방송도 똑같군요.

◆ 김언경> 거의 비슷한 현상입니다.

◇ 정관용>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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