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간다. 북측 선수단은 지난달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방남했다. 1일 진천선수촌에 합류해 남측 여자농구 대표팀 선수들과 합동훈련을 시작했다.
남북 단일팀이 출전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18일 개막한다. 단일팀의 여자농구 첫 경기는 15일에 개최된다. 열흘 남짓 손발을 맞춘 뒤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1일 오후 첫 훈련을 실시한 대표팀은 앞으로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5시간씩 훈련할 예정이다.
이문규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감독은 2일 진천선수촌에서 취재진과 만나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없었다. 앞으로 열흘이 남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강행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 사이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남측과 북측 선수들은 지난달 북한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 대회를 통해 서로 인사를 나눴다. 로숙영과 장미경, 김혜연 등 북측 선수 3명은 합류하자마자 남측 선수들과 서로 언니, 동생이라 부르며 잘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깝고도 먼 남북의 관계지만 농구 코트 안에서만큼은 이질감이 크지 않다. 다만 훈련과 실전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차이는 존재한다.
이문규 감독은 "한 번은 북측 선수에게 '코너에 가 있어'라고 했는데 못 알아들어 '구석에 가 있어'고 말했는데 다들 웃음이 터진 적이 있다"며 "눈치가 있어서 다들 안다.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코너에 가 있으라는 말은 농구에서 펼치는 공격 전술의 일부분이다.
북한 여자농구를 대표해 합류한 정성심 북측 코치는 "호흡이 잘 맞는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평양보다 여기가 더 더운 것 같다"는 말도 했다.
한편, 이문규 감독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시즌에 출전하고 있음에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박지수에 대해 합류 여부가 빨리 결정되기를 희망했다.
선수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표팀 합류 대신 WNBA 시즌을 마저 치르는 게 낫다는 농구계의 일부 여론에 대해서는 "국가대표팀에 뽑아서 앞날이 문제라는 말은 상당히 불쾌하다.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이문규 여자농구 단일팀 감독과의 일문일답
▲ 훈련량과 일과가 어떻게 되나?
"오늘 12시50분까지 오전 훈련을 했다. 훈련은 오전과 오후 하루 5시간 정도 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개인이 따로 한다. 윌리엄존스컵에 북측 선수들이 참가하지 못해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없었다. 앞으로 열흘이 남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강행군을 하고 있다"
▲ 북측 선수들 기량은?
"통일농구 후 한달 만에 다시 만났다. 북측 선수들로 우리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 한다. 12명의 엔트리를 활용해 체력 안배를 하겠다. 남측 선수들은 리그에서 30~40게임을 뛰어 체력이 돼 있다. 북측 선수들은 체력 파악이 안 됐다. 조직력 훈련을 하다 보니 몸이 안 풀렸다. 12명이 하는 농구를 하겠다"
▲ 아시안게임까지 10일이 남았다
"우리가 키 큰 선수가 없다. 상대팀은 190cm 이상 큰 선수가 있어 수비가 어렵다. 기동성과 조직력으로 승부하겠다"
▲ 박지수의 출전 여부는?
"온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WNBA 사정상 못 오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 이야기를 했다. 박지수라도 연습이 안 되면 갈 수 없다. 최대한 빨리 오든지 못 온다면 못 온다고 말을 해줘야 한다. 박지수가 아무리 잘해도 혼자 농구할 수 없다. 같이 하는 농구를 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합류해도 안 된다. 박지수 자신이 먼저 (출전 여부를) 밝혀야 우리도 포기를 한다. 감독 입장에서 찜찜하다"
▲ 박지수의 발전을 위해 대표팀에서 놔줘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박지수 걱정은 좋으나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 국가대표팀에 뽑아서 앞날이 문제라는 말은 상당히 불쾌하다. 용납될 수 없다"
▲ 북측 선수들이 어떻게 도움이 되나?
"포인트가드가 문제다. 센터도 박지수가 없을 수 있다. 로숙영이 득점력이 좋다. 장미경과 김혜연을 잘 이용해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 북측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다"
▲ 남측이 합류를 요구했던 리정옥은 왜 합류가 안 됐나
"남측에서는 리정옥을 요구했다. 북측에서 김혜연이 더 낫다고 판단해서 김혜연을 보냈다"
▲ 농구 용어가 달라 어려움은 없나?
"농구용어가 다 영어다. 북측이 간혹 이해를 못할 때가 있다. 그러면 바로 고쳐서 말한다. 한 번은 북측 선수에게 '코너에 가 있어'라고 했는데 못 알아들어 '구석에 가 있어'고 말했는데 다들 웃음이 터진 적이 있다. 눈치가 있어서 다들 안다. 걱정은 없다"
▲ 북측 선수들이 처음 합류했을 때 선수단에게 당부한 것은?
"단일팀이니 선수관계가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팀워크다. 서로 알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해결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