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구…민족 힘 과시하겠다" 남북 女농구 단일팀

7월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북측 로숙영이 넘어진 남측 최은실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자료사진=평양 공동취재단)

"남북 선수들이 한 친구들 같다"

남북 단일팀으로 구성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서로가 낯설지 않다.

지난달 북한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 대회를 통해 이미 인사를 나눴기 때문이다.


남북통일농구 대회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한 센터 로숙영을 비롯해 장미경, 김혜연 등 북측 여자농구 선수 3명은 지난달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1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합류, 남측 대표팀 선수들과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조정과 카누 종목의 남북 단일팀은 훈련을 시작한지 하루만에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미 평양에서 한 차례 만났던 여자농구 선수단의 분위기도 밝다. 선수들은 언니-동생을 정해놓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북측을 대표해 여자농구 단일팀 코칭스태프에 합류한 정성심 코치는 2일 진천선수촌을 방문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남측 식사가 입맛에 딱 맞다. 평양에서 통일농구를 하면서 만난 선수들이고 한 민족이니까 한 친구들 같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시안게임은 오는 18일 개막하지만 경기수가 많은 구기종목 특성상 여자농구 일정은 개막 전에 시작된다.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의 첫 경기는 15일로 예정돼 있다. 대표팀은 열흘 남짓 합동훈련을 한 뒤 본 대회에 나서야 한다.

이날 훈련 중 선수들의 표정에서는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문규 감독과 하숙례 코치, 정성심 북측 코치의 지도 아래 단일팀 선수들은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코칭스태프는 북측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주력했다.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로숙영은 훈련 내내 정확한 슛을 자랑했다. 남북 선수들이 서로 패스를 연결해 골을 성공시킨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정성심 코치는 "아시안게임까지 기간이 짧다. 기술적으로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음을 맞추고 힘을 받치고 지혜를 모아서 우승하려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민족이 힘이 강하고 얼마나 센지 온 세계에 과시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이재근 진천선수촌장 등과 함께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단을 격려한 도 장관은 여자농구 단일팀을 향해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큰 길에 체육이, 농구가 앞장 서주고 있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겠다. 고맙고 힘내달라"고 말했다.

격려 행사에 함께 참석한 안민석 국회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정성심 코치에게 "선수들이 던지는 슛은 평화의 슛"이라며 남북 단일팀에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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