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롯데와 홈 경기에서 8 대 1 낙승을 거뒀다. 전날 4 대 1 승리까지 2연승을 달렸다. 임창용이 5이닝 1실점 역투로 11년 만에 선발승으로 노익장을 과시했고, 김주찬과 로저 버나디나가 선취점과 쐐기 타점으로 공헌했다.
지난주의 부진을 떨칠 발판을 만들었다. KIA는 지난주 한화에 루징시리즈를 당한 데 이어 삼성에 4시즌 만의 시리즈 싹쓸이 패배를 안는 등 1승5패로 허덕였다. 하지만 롯데를 제물삼아 5위 탈환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더욱이 5위 삼성, 6위 넥센 등 앞선 팀들은 이날 패배를 안았다. 삼성은 최하위 NC에 5 대 9로, 넥센은 SK에 8 대 14로 졌다. KIA는 삼성에 1경기, 넥센에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사실 지난해 우승팀 KIA가 5위 싸움을 벌이고, 그나마도 7위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KIA는 지난해 우승 전력이 그대로 남아 올해도 선두권을 다툴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투타 주역들의 기세가 지난해만 못 하면서 중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위는 KIA로서는 최후의 보루다. 와일드 카드지만 그나마 가을야구에는 참가해야 그런대로 체면을 세울 수 있다. KIA는 지난달 초만 해도 5위로 체면을 세우고 있었지만 이후 6위로 처졌고, 삼성의 반격에 7위까지 떨어져 가을야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그나마 KIA는 삼성, 넥센과 경쟁에서 믿는 구석은 있다. KBO 10개 구단 중 올해 가장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올해 KIA는 유일하게 100경기 미만을 소화했다. 남은 기간 승수를 더 쌓을 수 있는 상황은 마련된 셈이다.
KIA는 1일까지 99경기를 치렀다. 공교롭게도 지난 4월 롯데와 대결에서 미세먼지로 경기가 취소되는 등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았다. 반면 5위 경쟁팀이자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는 넥센은 10개 구단 중 최다인 106경기를 치렀고, 삼성도 그 다음으로 많은 104경기를 소화했다. KIA보다 각각 7경기, 5경기가 많다.
물론 막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KIA로서는 전력을 쏟아부을 여지는 남았다. 더욱이 올해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으로 3주 동안의 휴식기가 있다. KIA는 체력을 비축하고 전열을 재정비해 승부를 걸 만한 조건이다.
올해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잃은 KIA. 과연 가장 많은 잔여 경기의 이점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체면을 살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