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엔 관광객들도 발길을 거의 끊었고, 경비 근무를 서는 의경들도 그늘막이나 우산으로 더위를 피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광화문 광장 근처에 마련된 의경 휴식용 컨테이너 박스를 방문해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등을 건내며 의경들을 격려했다.
아이스크림을 받자마자 익은 얼굴에 대던 윤홍철(21) 상경은 "이제까지 근무를 많이 서왔지만 오늘이 가장 더웠다"며 "건물 관리인 분이 바닥에 물을 뿌리는데 동시에 물이 다 마르는 것 보고 '이번 여름이 덥긴 덥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대윤(20) 일경도 "여름에 비올 때만 쓰는 줄 알았던 우산을 근무 중 햇빛을 피하려 쓸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그래도 시민들이 덥냐고 물으면서 물도 주고 하는 것에 사회가 아직 살만하다고 느꼈다"고 뿌듯함을 표했다.
경찰은 의경들의 주간 근무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하고, 경비근무 장소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그늘막 설치가 어려운 곳은 우산을 보급하기도 한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엔 이른 시간부터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수영장을 찾은 학생들이 더위를 식히려 모여들기도 했다.
물에 들어가기 전부터 수영복을 입고 온 최혜빈(11)양은 "방학이라 물놀이도 하고 날이 너무 더운데 물 속에서 땀을 식히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최양의 어머니 이보람(37)씨도 "방학이고 때마침 휴가라 더위 피해서 왔다"며 "애들이 평소에 수영장 가고 싶어하는데 맞벌이 부부라 잘 못 가줘서 미안했는데 오늘 오게 돼서 다행이다"고 했다.
이날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이 역대 최고온도 기록을 줄줄이 깨며 한반도 역사상 가장 뜨거운 날로 기록될 가능성을 높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도 홍천 낮 기온은 41도까지 치솟아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최고 온도를 나타냈다. 대전에서도 기온이 38.4도를 돌파해 관측 이래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밖에 수원 39도, 안동 38도, 광주 36.8도 등 대부분 내륙 지역에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도 오늘 수준의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낮엔 외출을 삼가하고 밖에서 일할 땐 그늘 등에서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