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A(57)씨에게 요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일회용컵’이다. 앞으로 매장 안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일부 손님은 ‘곧 나갈 것’이라며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아놓고 몇 시간을 앉아 있기도 한다. A씨는 “취지는 알겠지만 왜 책임 없는 손님은 나몰라라 하고 점주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요식업 자영업자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떨고 있다. 임대료, 가맹비, 인건비 부담에 이제는 과태료까지 걱정해야 하느냐는 하소연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청소년인 걸 알지 못하고 술을 팔았을 때도 처벌받는 경우다.
현행법상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하면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2016년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며 신분증 위·변조로 인해 청소년인 사실을 알지 못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행정처분이 경감될 수 있도록 했지만 입증책임이 업주에 있기 때문에 경감 받기가 쉽지 않다.
반면 청소년이 나이를 속이고 주류를 구입했을 때 처벌하는 법은 없다. 판 사람은 처벌받지만 막상 산 사람에게는 죄가 없는 거다.
이 씨는 이런 불합리함을 알리기 위해 단편영화를 제작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냈다. 하지만 상황은 많이 변하지 않았다. 청원은 2만 5천명 가량의 동의를 얻는 데 그쳤고, 국회의 관련법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환경부의 1회용품 사용 집중 점검 방침이 부담이다.
8월 1일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커피전문점 매장 내에서 1회용 컵 사용 적발시 최대 2백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설거지 거리가 늘거나 손님들이 짜증을 내는 정도의 불편은 '환경 보호'라는 법 취지를 생각해 감수할 수 있지만 과태료를 온전히 점포 측에서 내야 한다는 부분은 쉽사리 공감이 힘들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런 상황에서는 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방침을 밝혔다.
점주가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이 불가능함을 명확히 고지했음에도 손님이 일방적으로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쓰다 적발됐을 경우, 이를 현장에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거다.
다만 환경부 측은 "현재 정책 초반 단계라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잡히지 않았다"며 "상황별 가이드라인 정립을 위해 계속 회의를 하고 있다. 이후 보도자료를 내고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