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온도는 최고 기온 39도. 체감온도 40도로 가벼운 옷차림 한 장에도 마치 철갑을 두른 듯한 느낌을 준다는 남성 직장인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대기업에 재직 중인 남성 직장인 A 씨(29)는 "긴바지를 입고 출근하면 아침 지하철에서부터 더위에 진이 빠지고 사무실에서 업무 볼 때도 효율이 떨어진다"며 "요즘과 같은 가마솥 더위엔 회사 간부들도 복장에 대해 유연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바람을 피력했다.
이어 A 씨는 "우리 회사는 반바지와 샌들은 고사하고 흰 셔츠, 검정구두를 무조건 착용해야 한다"며 "우리처럼 시대를 역행하는 회사가 한국엔 더 많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이 같은 남성 직장인들의 호소에 이른바 '쿨 비즈' 문화가 도입되고 있다.
'쿨 비즈'란 직장 내에서 가벼운 차림의 의복을 착용하자는 캠패인으로써 '시원하다'와 '멋있다'라는 뜻의 Cool과 비즈니스(business)의 약식표현인 Biz의 합성어다.
지난 2012년 서울시는 '쿨비즈'를 정착시키기 위해 박원순 시장이 직접 반바지를 입고 패션쇼에 오르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임직원의 반바지 착용을 자율화했다.
그러나 회사 내에서 반바지를 권장하고는 있지만, 남성 직장인 스스로가 가벼운 복장으로 출근하는 걸 겸연쩍어 하는 분위기가 있어 정착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직원 C 씨는 "회사 내에서 노력을 하는 건 사실이지만 정착이 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공무원 D 씨 또한 "박원순 시장이 앞장서서 유연한 복식 문화를 만들려 노력했다"면서도 "아직까진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건 부끄러운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한울 노동문제연구소 소장 하종강 교수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사회는 노동정서가 지나치게 보수화 돼있다"며 "업무 효율성에 복장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위생과 관련한 직장 혹은 은행과 같이 통일된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경우는 복장을 제한할 수 있지만 일반 사무직이 아직도 복장을 통제하는 건 전근대적 유산 쉽게 말해 '꼰대문화'"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