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지원 변호사(전직 판사, 이탄희 판사 부인)
어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행정처의 문건 196개가 공개됐습니다만, 개인정보 문제로 공개 안 하겠다고 한 문건들도 있죠. 어제 제목밖에 공개 못 한 이 3개 문건 중에 한 문건, 그 중에서도 하나는 현직 판사인 이탄희 판사에 대한 겁니다. 이 사법 농단의 첫 실마리를 던진 분, 이탄희 판사는 법원행정처로 발령을 받았어요. 거기는 출세의 길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들어섰을 때 '판사들 뒷조사한 파일이 나올 텐데 그러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좋은 취지에서 한 거니까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선배 판사가 말을 합니다. 이탄희 판사는 '이게 뭐지? 판사 뒷조사를 했다고?' 여기에 문제 제기를 하고 사직서를 던집니다. 여기서부터 사법 농단, 법원행정처의 이상한 모습들이 하나하나 공개되기 시작한 거죠. 이탄희 판사는 지금 외국에 가 있고요. 이탄희 판사의 부인이자, 이탄희 판사와 함께 사법농단의 첫 시발점을 제공한 분이세요. 전직 판사, 오지원 변호사 연결되어 있습니다.
◆ 오지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밤잠은 주무셨나 모르시겠어요.
◆ 오지원> 잘 못 잤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죠. 듣기로는 이 판사님은 지금 한국에 안 계시다고요.
◆ 오지원> 잠깐 여행 가서요. 휴가 갔습니다.
◇ 김현정> 외국에. 그러면 밤에 외국에 있는 남편과 뭐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하신 거예요?
◆ 오지원> 네. 카카오톡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SNS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심경들 나누고, 오늘 인터뷰에는 부인이 이렇게 대표로 나오신 겁니다. 지금 드러나고 있는 이 엄청난 사법 농단의 첫 시발점이 바로 여러분 이탄희 판사였습니다.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을 뒷조사, 사찰하고 있다.' 이 정상이 아닌 부분을 내부에서 용기 있게 문제 제기를 했고 거기서부터 이 다양한 사법 농단의 모습들이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한 건데요. 비공개 문건 196개까지 다 본 심경, 소감 어떠세요?
◆ 오지원>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어요, 이런 규모로 있을 거라고는. 재판 거래 의혹이라는 것도 너무나 사실은 충격적이었고요. 차성안 판사님 같은 경우는 재산 관계 그래프까지 그려가면서 정말 납득할 수 없는 종류의 사찰을 하고. 진짜 이해할 수 없게 충격이 계속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충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그러니까 여기가 끝이겠지 하면 또 있고. 여기는 정말 끝일 거야 하면 또 뭔가 드러나고. 이탄희 판사에 대한 부분도 어제 196개 문건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비공개 처리가 됐습니다. 어제 그 196개 중에서 비공개가 된 3개가 있죠. 그 3개 중에 하나가 이탄희 판사 건. 뭐라고 적혀 있는지는 보셨어요, 비공개 사유?
◆ 오지원> 네, 비공개 사유는 봤습니다.
◇ 김현정> 비공개 사유를 제가 그대로 읽겠습니다. '이 문서는 법원행정처 심의관 OOO이 작성안 문건으로 이탄희 판사의 사직서 제출을 전후하여 이탄희 판사 등 여러 명의 판사들과 대화, 전화 통화, 문자 메시지, 메일 등을 주고받은 내용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서 통신 비밀 보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하 생략.' 파일에 제목은 있지만 내용에는 이렇게 공개할 수 없는 사유를 적어놓고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어떠세요?
◆ 오지원> 기본적으로 일단 저는 그 내용이 심의관이 주고받은 이메일과 그런 것을 통해서 이탄희 판사에 대해서 뭔가 사찰을 했다라는 내용인지, 아니면 정말 심각하게 이탄희 판사의 메시지와 메일 같은 것들을 들여다봤다는 내용인지 그 두 가지가 약간 애매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약간 애매하게 적혀 있어요, 이걸 보면.
◆ 오지원> 그 부분이 지금 정확하게 드러나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설사 어떤 내용이라 하더라도 역시 막상 저희가 여러 문건에서 사찰 당한 판사님들을 봤고 '정말 기분이 나쁘겠다' 이렇게 생각은 했지만. 막상 이런 문건이 드러나니까 저는 그냥 부인 입장인데도 상당히 기분이 나쁘고요. 도대체 뭘 들여다봤을까, 어떤 내용으로 그렇게까지 뒷조사를 해가지고 보고서까지 만들었나, 그 내용을 통해서 무엇을 하려고 했나... 사실 복잡한 생각이 드네요.
◇ 김현정> 이탄희 판사는 그럼 이 부분에 대해서 공개를 요청하실 생각이세요? 언론 전체 공개는 아니더라도 나에게만이라도 이 내용을 알려달라. 이런 것들 지금 생각하고 계십니까?
◆ 오지원> 네, '전체 공개는 하기는 어렵겠지만 내부적으로 본인한테는 원문 공개를 해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 있다'고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이탄희 판사는 현직 판사로 계속 법원 안에 판사직을 하고 계시는 건데. 혹시 그만둬야겠다는 얘기는 부인한테 안 하세요?
◆ 오지원> 아무래도 왔다 갔다 하죠. 고민을... 그런 마음이 자괴감이 자꾸 계속되니까.
◇ 김현정> 고민하시는군요.
◆ 오지원> 그런 생각이 들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또 많은 선의의 동료 판사들도 있고 하다 보니. 그렇게 결정을 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왜 안 그렇겠습니까, 왜 안 그렇겠습니까? 여기까지 오늘 말씀을 듣겠습니다. 이 이탄희 판사와 관련된 내용 정리. 어제 비공개된 부분 이탄희 판사 본인에게는 다 알려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그에 응당한 조치를 들어가겠다는 입장 확인하도록 하죠. 이 판사님께 응원 말씀 전해 주시고요.
◆ 오지원> 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오지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사법농단 사건의 첫 실마리를 던지신 분이세요. 이탄희 판사의 아내이자 전직 판사, 오지원 변호사였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