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는 이에 대해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아산병원은 최근 실시한 신규 간호사 채용 2차 면접장에서 지원자들에게 "올해 초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아산병원에서 근무한 故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었다.
박 간호사는 지난 2월 설 연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태움' 문화가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병원 측은 인정하지 않았다. 태움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간호사 간 괴롭힘을 일컫는 은어다.
"(박 간호사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나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답변하자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신규 간호사 생활을 버틸 계획인지'에 대한 꼬리 질문이 따라붙었다.
당시 면접에 참여했던 지원자들은 이런 질문에 대해 "취미나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거라고 말은 했지만, 면접에서 대놓고 '너는 안 그럴거지?' 라고 묻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를 접한 간호업계 종사자들과 간호학과 학생들은 "이 질문에 면접관들이 생각하는 모범답안은 뭔지 참 궁금하다", "집단적 문제를 병원 차원에서 '개인 스트레스'로 한정 짓는구나"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산병원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면접 중 그런 질문이 나온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면접관들 사이에서도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판단돼 해당 질문은 상의 이후 바로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여러 명의 면접관 중 몇 면접관이 일부 지원자에게 한 질문으로, 병원 측의 공식 질문이 아니었던 만큼 '사상검증'의 의도는 결코 아니었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또 "해당 사건 이후 병원에서도 간호사들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애쓰고 있다"며 "간호학과 학생들이 생각하는 개선점을 들어보자는 취지였으나, 부적절하게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간호사연대 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姑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는 지난 10일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며 서울아산병원을 고발했다.
이들은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이 '태움' 용인, 만성적 간호사 인력 부족, 수당 없는 초과근무라는 세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의료계 전체는 '태움'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