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安心은 손학규?…'미래 사무실' 비밀회동 논란

지난 23일 이태규 사무총장 구심점으로 원외위원장 회동
"손학규 돕는 방안도 제안됐었다"…회동 성격 '물음표'
손학규, 호남 방문…'당권도전 몸풀기' 관측

손학규 상임고문. (사진=윤창원 기자)
바른미래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9.2 전당대회를 앞두고 창당 주역인 안철수 전 의원의 의중을 뜻하는 이른바 '안심(安心)'이 어느 인사에게 향하는 지가 변수 격으로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안 전 의원의 싱크탱크인 서울 마포 '미래' 사무실에서 최근 일부 핵심 당직자들과 전직 원외위원장들이 비밀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원내 인사인 이태규 사무총장을 구심점으로 한 비공개 회동은 지난 23일 열렸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당초 해산된 것으로 알려진 '미래' 사무실에 이 총장과 마찬가지로 안 전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또 다른 당직자도 참석했으며, 전직 원외 지역위원장 10여 명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는 안 전 의원을 지지하며 가깝게 지냈던 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참석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당 대표로 누가 적임자인지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으며, 전당대회 관련 당내 상황에 대한 당직자들의 설명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나중에 안 전 의원이 (정계에) 돌아왔을 때 정치환경적으로 누가 제일 나은가, 그런 상황에서 (후보군의) 장단점을 비교해 본 것"이라고 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의 출마 여부도 비중있게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 고문에 대한 이 총장의 언급을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또 다른 참석자는 "당 대표 후보군 가운데 일부는 (본인이) 안심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었었다"며 "당이 돌아가는 얘길 해 달라고 하니까, 이 총장은 '손학규 전 대표도 나올 것 같다'고 했다. 거기까지 얘기하고, 각자의 의견을 내 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을 상징하는 사무실에서 원내 인사가 '손학규 출마 가능성'를 언급한 것 자체가 '안심이 손 고문에게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다른 참석자는 보다 구체적으로 "이 총장이 그 자리에서 연합 캠프 구상을 얘기했었다"며 "지역위원장들이 더 많이 의견을 모으게 되면 안 전 의원과 기존에 함께했던 분들, 그리고 손 고문 측이 함께 캠프를 구성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쪽에서 실무를 진행하는 건 이 총장"이라고 했다.

이 총장 등이 순수하게 의견을 청취했을 뿐이라고 선을 긋는 인사들도 있었지만, 이 참석자는 조심스럽게 "회동 내용이 외부로 노출되선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총장은 당내 선거를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직책임을 감안하면, 이 같은 회동에 참석했다는 점 자체가 문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 자리에 함께했던 또 다른 당직자는 손 고문을 돕기 위한 실무적인 차원의 구상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대해선 일체 합의가 되거나 의견이 모아진 건 없다"며 "아이디어 차원에서 얘기한 그런 정도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전직 위원장들은 '안심을 전면에 내세워선 안 된다'는 취지의 우려를 표했고, 특정 후보 지지 등의 결론은 도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논란 속에서 손 고문은 30일 전남 순천과 나주 등 호남 민생현장을 방문했다. 사실상 당권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손 고문은 "당이 과연 손학규를 필요로 하는지 좀 두고보자"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폭염에 따른 농가 피해 현황을 파악한 뒤 "시·도 뿐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겠다"고도 말했다.

한편 당권주자들 가운데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장성민 전 의원은 이날 안심을 둘러싼 당내 각종 잡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을 일으켜 세울 아무런 비전과 전략과 정책을 준비하지 않고 오직 팔 것이라곤 안심밖에 없는 이런 사람들, 가야할 곳이 있다면 바른미래당이 아니라 푸줏간이나 정육점"이라고 밝혔다.

장 전 의원도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안 전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안심'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향후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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