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0일 오후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2018년 세법개정안'을 확정했다. 개정안은 △소득재분배와 과세형평 제고 △일자리 창출 유지와 혁신성장 지원 △조세체계 합리화 등 3가지 목표에 주안점을 뒀다.
먼저 최근 내놨던 '저소득층 일자리 대책'과 당정협의에서 밝힌대로 EITC(근로장려금)와 CTC(자녀장려금)의 지급 대상과 지급액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166만 가구에 1조 2천억원가량 지급됐던 EITC는 내년엔 334만 가구에 3조 8천억원으로 대상은 2배, 규모는 3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EITC와 CTC 확대로 인한 세수 감소 효과는 각각 2조 6200억원과 3400억원 등 총 3조원에 육박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번 개정안은 국가 조세수입 측면에서 향후 5년간 약 2조 5천억원 수준의 세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EITC와 CTC 확대 등의 지출 증대는 세입으로 계상되기 전 조세지출로 나간다는 걸 감안할 때 세입기반에 대한 영향은 적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서 세수 감소안이 나온 건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이명박정부는 종합부동산세와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는 등 5년간 21조 3천억원 규모의 감세안을 내놨다.
이런 방식으로 2023년 이후까지 5년간의 '전년 대비 증감치'를 모두 합쳤을 때 세수는 2조 5343억원이 줄어들고, EITC와 CTC 몫인 3조원을 제외하면 4305억원 증세란 게 기재부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가 국회에 세법개정안을 제출할 때는 누적법으로 추산한 세수효과도 병기한다. '기준년도'를 비교 기준으로 삼아 특정 기간의 세수를 누적 계산하는 방식이다.
세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려면 순액법이 유효하지만, 세제 개편에 따른 세수 변화 규모를 파악하려면 누적법으로 보는 게 효과적이어서다.
누적법에 따르면 2019년 세수는 올해보다 3조 2810억원, 2020년 세수는 올해보다 2조 7189억원 감소한다. 이런 방식으로 2023년 이후까지 5년간의 세수 감소치를 모두 합치면 12조 6018억원에 이른다.
법인세도 향후 5년간 1조 778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은 올해보다 1892억원, 2020년은 5552억원, 2021년은 8698억원, 2022년은 5037억원 세수가 줄어들고 2023년에야 3399억원 증세로 돌아선다.
기재부는 순액법을 기준으로 "서민·중산층의 세부담은 2조 8254억원, 중소기업은 3786억원이 감소할 것"이라며 "고소득자는 2223억원, 대기업은 5659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누적법에 따른 세부담 분석은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EITC와 CTC 몫인 3조원을 제외하면,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어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고용증대세제 지원 확대 등으로 대기업의 세 부담은 오히려 1800억원가량 감소한다. 다만 외국인 투자에 대한 법인세 감면 폐지로 1400억원, 종부세 개편으로 6100억원가량 세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고소득자 역시 세부담이 2223억원 늘어난다지만, 종부세 개편에 따른 증세 효과가 2800억원으로 추산됐다. 종부세를 제외하면 기부금 세액공제 확대 등 오히려 세 부담이 줄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는 "작년처럼 크진 않지만 대기업·고소득자 증세 효과가 있다"며 "전반적으로 정책 기조가 바뀌거나 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시 소득세는 순액법 기준 2조 1938억원, 법인세는 2조 5599억원 늘어날 거라고 전망했지만 불과 1년만에 180도 다른 상황이 됐다.
김 부총리는 "이번 세제개편이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신경을 쓴 게 혁신성장을 통해 시장과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역동성을 살리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메시지가 일부 들어갔다고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법개정안은 다음달 16일까지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같은달 31일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