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 불었던 가상화폐…아직도 대책 못찾은 정부

관심 모은 FSB보고서 '권고기준' 빠져
오는 10월 FATF 권고기준에 촉각
"가상화폐 시장 위축 당장 시급하지 않아"
국제사회 공동대응 필요성 한동안 '관망'

(사진=자료사진)
정부·여당이 가상화폐를 둘러싼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FSB(Financial Stability Board, 금융안정위원회) 보고서가 예상과 달리 가이드라인과 권고지침 등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대책 논의에 밝은 한 민주당 관계자는 "FSB보고서에서 가상화폐를 둘러싼 여러 지표와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조하는 것 외에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며 "FSB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대안을 모색하려 했던 정부도 힘이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우리시각으로 지난 17일 발표된 FSB보고서는 올해 3월 주요20개국(G20) 재무 장관들이 FSB에 가상화폐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요청한 것에 대한 결과다. FSB는 1999년 국제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증대하고 국제적 수준의 금융 감독을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FSB보고서는 "암호화폐 시장 성장 속도에 따른 금융시스템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할 뿐 가이드라인이나 권고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가상화폐 대책 관련한 또다른 당 관계자는 "FSB보고서 발표 이후 정부에서 별다른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여당이 단독으로라도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가상화폐 문제가 우리 정부의 단독 대응만으론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탈중앙'을 지향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는 국경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한 국가에서 관리.감독한다고 해서 해결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가상화폐 대책 태스크포스'(TF) 홍익표 위원장은 2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상화폐 대응은 단독 국가의 움직임보다는 국제사회와 공조 속에 함께 대응해야만 한다"며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올해 초에 비해 가상화폐 시장이 많이 축소됐기 때문에 지금 당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사회문제는 아니"라며 "정부여당은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정부여당은 일단 가상화폐 시장 등을 관망하면서 오는 10월쯤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권고기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권고기준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부도 가상화폐 에 대한 관리·감독의 틀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G20 재무 장관들은 지난 3월 FATF에 가상화폐와 관련한 규제 및 권고기준에 대한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다만, 현재 불경기와 맞물려 대체 투자처로 인식되는 가상화폐에 또다시 투기 열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 초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불릴 정도로 투기 열풍이 거셌던 시간을 감안하면, 정부여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올해 초 투기 열풍을 한 번 겪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또다시 가상화폐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더라도 비교적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가상화폐와 별개로 혁신성장의 중요한 아이템인 블록체인을 육성하기 위해 블록체인 관련 창업중소기업에 대한 세액감면 혜택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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