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를 건드린 주인공은 칭화(淸華)대 법학원의 쉬장룬(許章潤·56) 교수.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국제라디오방송(RFI)은 쉬 교수가 최근 톈쩌(天則)경제연구소 웹사이트에 올린 '현재 우리의 두려움과 기대'라는 제목의 글을 29일 자세히 소개했다.
쉬 교수는 글에서 우선 시 주석의 국가운영 방식을 “최저선을 넘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더 나아가 중국 정치에 대해 “퇴조가 심각해 민중이 두려워할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공권력이 개인재산권을 약탈하고 고위 지도부의 정치적 명령과 신계급투쟁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현 상황을 “문화대혁명 시대로 회귀하는 중”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으로 '독재 회귀'를 경계하고 개인숭배를 저지하며 국가주석 임기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직자 재산 공개법을 실시하고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현재 방문교수로 일본에 체류 중인 쉬 교수는 서양법철학과 헌법이론에 능통한 중국의 고전 자유주의를 대표하는 학자 중 한명이다. 역시 자유주의 성향의 톈쩌경제연구소 특약연구원으로 '공화국 이념의 재천명', '중국 입국의 기초를 다시 생각한다', '태평성세의 직언- 중국이 달한 임계점' 등의 글을 발표했으며, 지난 2005년에는 중국 법학회로부터 '걸출한 10대 청년 법학자'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해외 언론들은 현직 칭와대 교수인 쉬 교수가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강력한 비판에 나선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쉬 교수의 글 내용을 소개하며 현 시대의 병폐를 용감하게 고발한 중국 지식인의 극소수 목소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번 비판으로 인해 쉬 교수가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RFI는 쉬 교수의 신변 안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제기하며 쉬 교수의 글이 중국 국내에서 이미 차단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