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9일 '해외경제 포커스'에 게재한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한 중국의 대응전략과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도 지난 23일 인위적인 환율절하를 적극 부인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중국 위안화의 대미달러 고시환율은 지난 24일 기준 6.7891 위안/달러로 올들어 최고치를 보였던 4월 2일 6.2764위안/달러에 비해 7.6%나 평가절하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위안화의 가파른 약세가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 일주간 잇따라 중국의 '환율조작'을 비난하며 무역전쟁에 이은 환율전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환율전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 대해
한은은 ▶미국 재무부의 10월 반기 환율보고서상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자본유출 리스크 ▶수입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들었다.
한은은 중국이 무역분쟁에 대응을 억제하고 있는 것도 대내외적 여건이 좋지 않고 미국과 대립시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추정했다.
내부적으로는 디레버리징(부채감축)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세 둔화와 금융리스크 우려가 확대되고 있고, 기술혁신이나 첨단제조업, 군사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급락할 경우 당국의 적극 개입에 의한 위안화 추가 절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최근 해외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는 무역분쟁 장기화 가능성, 기업 신용위험 등으로 성장 하방압력이 증대되겠지만 올해 정부 목표성장률인 6.5%는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중 무역분쟁 격화 원인에 대해 보고서는 ▶미국의 무역적자 지속 우려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대한 미국의 견제 ▶자국 우선과 도약을 강조하는 양국 지도자간의 경쟁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이전에 무역분쟁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