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시청자들은 웹툰을 원작으로 둔 더 많은 드라마를 만나게 될 예정이다.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좋아하면 울리는', '계룡선녀전'이 하반기 편성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사이 느은'도 제작 준비 중이다.
웹툰이 드라마화 대상으로 선호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웹툰만이 가진 특성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넓어서 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웹툰업계의 한 관계자는 "웹툰은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된다. 또한 쉴 틈 없이 연속 진행되는 타 콘텐츠와 달리, 차분히 생각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덕분에 정서적 위로를 원하는 분들이 웹툰을 많이 찾는 게 아닐까"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른 콘텐츠보다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많고,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진 가능성이 높다"면서 "글과 그림으로 구성된 콘텐츠는 일종의 스크립트 역할을 할 수 있어, 영상화하기 전부터 그림을 어느 정도 그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웹툰 영상화가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웹툰 원작을 찾는 이용자가 같이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영상화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드라마를 제작, 편성하는 방송사의 입장에서도 웹툰은 반가운 매체다. 방송 관계자는 "웹툰 원작 드라마는 원작의 탄탄한 줄거리와 강렬한 캐릭터,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표현법으로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웹툰이 드라마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재미 요소가 생기기도 한다. "기존 스토리를 재해석하거나 원작에 없던 캐릭터를 추가하는 등 원작에서 볼 수 없던 색다른 재미 요소가 있는 것도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심한 성격의 주인공이 혹시 너무 답답하게 보일까 봐 새로운 인물도 곁에 두었다. 최 감독은 "(원작에서) 미래는 속마음으로 (고민을) 푸는데, 드라마에서 구현하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다고 봤다. 흐르는 영상은 한 컷 이미지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느낌을 담되,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지점을 고민하다 미래가 혼자 가진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대중에게 사랑받아 이미 한 번 검증을 거쳤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드라마 수가 워낙 많아져 초기 시청자 형성이 중요한 상황에서, 웹툰 원작 드라마는 주목도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기도 하다. 방송 관계자가 "이미 팬덤이 두텁게 쌓여 있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한 이유다.
오수경 드라마 칼럼니스트는 "웹툰 독자가 시청자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에 안전한 기획이라고 본다. 드라마로 제작되는 웹툰은 대중성과 흥행성이 확보된 것이니, 대중적인 장르와 통하는 지점도 있다"고 바라봤다.
오 칼럼니스트는 "안정성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는 합리적이고 영리한 선택이 맞다"면서도 "요즘 기존 작가들이 부진하고 지상파 드라마가 흥행하지 못하는 등 드라마 창작 영역이 다소 주춤한 면이 있지 않나. 그 틈을 웹툰 원작 드라마가 잘 파고들어 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