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망,민모션,대박자…10대의 위험한 자살문화"

[CBS-서울시 공동기획 생명사랑 캠페인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
(2)10대의 위험한 자살문화"]

10대, 20대 자살률만 계속해서 증가
SNS 주목심리로 자해사진 올려 '연대하자'
학교-학원 반복..외로움 호소할 곳 없어
초등학생들까지 "쓸모없으면 죽는 게 낫다"
자해로 못난 내 자신을 처벌하려는 심리도
부모들 입만 열면 '입시,공부'...반성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7월 25일 (수)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곽지현 리포터 취재


◇ 정관용>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기획한 '생명사랑 캠페인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 그 두 번째 시간입니다. 2018년 한국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10가지 문제들을 선정해서 하나하나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대안을 고민해 보는 시간 저희가 격주로 꾸며드리고 있는데요. 오늘 주제는 '10대의 위험한 자살문화'입니다. 여기에 '문화'자를 붙여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요즘 이상한 현상들이 있어서 이걸 좀 짚어보려고 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10대들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답니다. 또 그들 사이에 이상한 죽음에 관한 문화도 번져가고 있다, 바로 그 문제를 들여다보자는 것이죠. 현재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김현수 교수를 오늘 모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김현수> 안녕하세요.

◇ 정관용> 김 교수님이 세월호 참사 당시 안전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센터장 맡으셨고 2015년에는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 센터장 활동을 하셨고... 심리부검이라고 하는 게 흔히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원인 파악하는 이런 거죠?

◆ 김현수> 유가족과 함께.

◇ 정관용> 특히 청소년 자살 문제에 많은 관심을 오래전부터 보여오셨잖아요.

◆ 김현수> 청소년기가 정말 중요한 시기고 청소년기 때 이런 충동에 관해서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에 또 저 자신도 좀 청소년기에 불우한 과정 속에서 죽음에 관해서 생각을 많이 하던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하여튼 주변의 어른들, 선생님들과 잘 극복하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어서요.

◇ 정관용> 그렇네요. 그런데 앞에 제가 잠깐 소개했습니다마는 10대들의 자살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유의미하게 늘어나고 있습니까, 실제로?

◆ 김현수> 노인이나 장년의 자살률은 해마다 크게 줄고 있는데요.

◇ 정관용> 줄어들고 있어요? 그건 정말 다행이네요.

◆ 김현수> 최근 들어서 10대와 20대의 자살률은 소폭이지만 증가하는 방향으로 돌아서서 사실은 굉장히 큰 우려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노인, 장년층의 자살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 김현수> 떨어져가고 있어요.

◇ 정관용> 그건 정말 다행이네요. 10대, 20대만 올라간다?

◆ 김현수> 아주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지만 다른 연령대는 감소 추세인데 이 연령대에 관해서 지금 증가 추세라고 하는 것을 저희가 사회적으로 굉장히 주목해야 되는 거죠. 왜냐하면 다른 나라들은 이 연령대의 자살률은 굉장히 낮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그러면 연령별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자살률이 제일 높은 연령대는 어느 쪽입니까?

◆ 김현수> 아무래도 70~80대 노인층이 자살률이 제일 높고 그다음에 숫자로 보면 50대 남성들의 자살자 수가 제일 많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그쪽은 유의미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숫자적으로 많은 건 아니지만 늘어난다는 게 문제다, 10대, 20대가. OECD 국가하고 비교해 보면 어떤가요?

◆ 김현수> OECD 가입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훨씬 더 높거나 그런 상태는 다행히 아닌데요. 추세가 줄지 않는다, 늘어난다 이게 과연 그야말로 젊은 세대가 삶에 관해서 의욕과 흥미를 잃는다. 우리 미래에 관해서 사실 희망을 갖지 못한다, 이런 것을 반영해서 이 청소년들의 또 20대들의 자살에 관해서 뭔가 하여튼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다행히 아직은 그렇게 최악은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방치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네요. 그러면 왜 요즘 조금이라도 늘어나고 있는지 먼저 청소년들의 목소리 한번 들어볼까요?



◆ 인터뷰> 초등학교 6학년이에요. 그냥 너무 힘들다고 죽고 싶다 그랬어요. 왕따당하는 게 힘들다고 / 고등학교 1학년이요. 저는 이해가 돼요. 공부가 그만큼 힘들고 왕따는 공부보다 더 힘들 것 같아요, 왕따당하는 게. / 있었어요. 성적 때문에 압박받는 친구들도 있었고 그동안 연습했던 것 준비해 왔던 게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잖아요. 그래서 죽고 싶다고. 얼마나 더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그런 적들 많이 봤던 것 같아요. / 고등학교 2학년이요.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폭력서클이라 하잖아요. 그런 것들에 잘못해서 연루돼서 사실 그런 것에 들어가면 빠져나오기도 힘들고 해서 거기에 압박감 같은 걸 느껴서 자살했던 사례도 들은 적이 있어요 / 저는 들어봤어요. 성적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요. 죽고 싶대요. 안타까워요.

◇ 정관용> 가장 많은 게 공부 성적에 대한 압박, 힘들다 그리고 왕따 이런 걸 많이 거론하네요. 그런데 오늘 특별히 우리가 주목해 볼 것은 10대들 사이에 이상한 문화가 번진다. 어떤 문화입니까?

◆ 김현수> 일단 첫 번째로는 손목긋기를 포함한 자해하는 청소년들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는 거고요. 그다음에 심지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사는 게 의미가 없다.

◇ 정관용> 초등학생이?

◆ 김현수> 죽어버리는 게 낫다 이런 것들이 아이들 사이에 사진을 찍어서 공유한다든지 노래로 만들어진다든지 어떤 노래가 개사돼서 불리어진다든지 하는 그런 그야말로 일부 굉장히 우울하고 힘든 청소년들에게 국한됐던 그런 현상들이 조금 더 이렇게 더 많은 청소년들에게 널리 퍼져서 일종의 유행 같은 현상이 만들어지는 것이 지금 현재 2018년의 가장 큰 우려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이런 게 유행이 된다고요?

◆ 김현수> 점차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발달된 소셜미디어가 큰 역할하는 것 같아요. 자해를 과거에는 숨기면서 했던 친구들이 많았던 반면에 자해하는 학생들의 수가 늘어나다 보니까 본인의 자해를 사진을 찍어서 트위터에 올리거나 인스타에 올리고 또 이런 것을 같이 하는 친구들을 구하고 이런 과정이 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게 전파되고 전염되는 그런 양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실제로 그런 관련된 상담도 요즘 많이 하시나요?

◆ 김현수> 저희 재난정신건강위원회라는 정신과 의사들끼리 늘어나고 있다 해서 어느 정도 늘어나는지 서로 얘기를 나눠봤는데요. 하루에만 네다섯 명의 자해 청소년을 상담하는 선생님들도 계시고 또 학교의 담임선생님들 중에서는 중고등학교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 적어도 한 반에 한두 명은 이런 자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정확한 실태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이런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왜 그런답니까? 상담들 해 보면.

◆ 김현수> "이생망"이라는 키워드인데요.

◇ 정관용> 이생망?

◆ 김현수> "이번 생애는 망했다" 아까 인터뷰 때 친구들이 말하듯이 부모의 기대를 반영하는 그런 부모가 바라는 아이도 안 됐고 또 내가 바라는 삶을 앞으로 살 가능성도 별로 없고... 세상에서 어쨌든 자기 힘든 걸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 이 생애는 별 의미가 없다, 망했다, 이런 정서가 아이들 사이에 굉장히 많이 퍼져 있는 것 같고 또 어른들이 자기네들이 힘들다고 청소년들이 힘들다고 말하면 힘든 걸 인정해 주지 않고 너희들이 뭐가 힘드냐 그래서... 아이들이 '민모션'이라는 신조어가 있는데 울고 싶은데 소리내어 울지 못하면서 꽉 참고 입술을 깨물며 지내는 그런 상태. 그런 용어들이 청소년 사이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자해에 대한 생각들. 거리에서 직접 만난 10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한번 저희가 들어보죠.

◆ 인터뷰> 요즘 인스타그램에 또 자해하는 거 애들 올리고 막, 유행한다고 올리고 하지 말라고. 몰래 애들 이상해/칼을 손에다 이렇게 해서 막 피나는 걸 올리고 사진도 막 다 찍어서 올리고 그러니까 징그러운 거, 약간 위로해 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생명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살도 그렇고 이런 거 하는 것도 그렇고 솔직히 위험한 행동인데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살아 가는 게/ 그런 친구들 보면 인생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이라고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자기가 왜 사는지 다른 데서는 행복을 전혀 찾지 못하니까 그런 이상한 데서 찾지 않나.

◇ 정관용> 아까 교수님께서 민모션이란 단어를 쓰셨는데 그게 뭡니까?

◆ 김현수> 사실 실제로는 존재하는 그런 단어는 아닌데요. 고등학생 작가가 본인이 쓴 소설에 굉장히 이 시대에 힘들게 사는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현상을 그렇게 용어를 만든 거거든요.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서 중학교, 고등학교, 학교, 학원, 학교, 학원 하면서 열심히 사실 살지만 1등 아니면 알아주지도 않고 공부를 포기했을 때 자기 인생도 끝난다,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만약에 잘하는 것도 없고 인정받을 것도 없으면 그냥 이 세상은 더 살아갈 의미가 없다. 이런 정서상태에 있는데 이럴 때 부모한테 걱정을 끼치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이걸 표현하지 못하고 꾹 참고 살고 있다 그래서 '민모션증후군'만 있는 게 아니라 '스마일 증후군'이라 해서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나는 절대 웃고 있는 게 아니야, 속은 울고 있어 이런 용어도 여학생들 사이에서 통용이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민모션증후군, 스마일증후군. 그런 그냥 쉽게 표현하면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고 있다. 청소년들이 그런 의식을 공유한다는 거고 그런 게 바탕이 깔린 위에 몇몇 학생들이 자해하는 손목을 긋는다. 그 정도면 굉장히 심한 건데요.

◆ 김현수> 손목 긋기도 하고 사실 우리가 우려되는 것은 '사혈'이라고 해서 자기 몸에서 피가 나가는 그런 것을 또 사진을 찍어서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또 최근에 다시 약물 자해라고 해서 타이레놀을 포함해서 게보린 이런 진통제 같은 것을 과량으로 복용한 후에 자해를 하는 그런 약물 자해도 늘어나고 있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트위터나 인스타에 나는 이런 걸 하고 있다, 이런 걸 같이 할 사람 이런 것을 본인이 구하러 다니기도 하거든요, 적극적으로. 트친소라고 해서 트위터에서 자기를 소개하면서 친구를 구하는. 그러다 보니까 전파력이 있게 되는 것이죠,이것이.

◇ 정관용> SNS 주목심리도 여기에 또 하나 작용을 한다면서요.

◆ 김현수>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사실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같이 말할 사람도 없고 말을 들어줄 사람도 없고. 그래서 되게 외롭거든요. 외롭다 보니까 자기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구하지 못하니까 이 SNS를 활용해서 이런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대화를 나눌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일종의 일종에 어쨌든 공유해 줄 사람, 자기와 연대해 줄 사람, 진심으로 실제 생활에서는 큰 도움이 안 되지만 그래도 SNS상에서 그런 사람 구하는 그런 심리가 작동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자해를 넘어서 이제 죽음까지 그래서 일종에 참 끔찍해서 말로 옮기기도 그런데 죽자 문화라고 하는 용어도 청소년들이 쓴다고요?

◆ 김현수> 노래도 사실 우리 청소년들 사이에서 관종이라든지 또는 모솔이라든지 쉽게 말하면.

◇ 정관용> 관종은 관심종자, 모솔은 모태솔로.

◆ 김현수> 하여튼 다른 친구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면서 인정받지 못하면서 살 바에는 죽는 게 낫다. 이런 어떤 획일성에 기초한 굉장히 배제,혐오 이런 것들이 퍼지면서 대가리를 쳐박고 죽자, 우리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이런 자기 비하, 자기 비판 이런 것들이 아이들 사이에 불행하게도 이런 것들이 노래로도 만들어지고 어떤 노래가 개사돼서 불려지기도 해서 참 슬픈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 정관용> 지금 이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분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정말 이런 일이 있어, 의아해하실 분들이 많은데요. 엄연한 지금 하나의 현실이기 때문에 저희가 충격적이지만 알려드리는 겁니다. 우리가 알고 대비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취지로 지금 방금 얘기하신 그 노래 일종의 유행가처럼 심지어 초등학생들한테서도 번지고 있답니다. 한번 저희가 곽지현 리포터가 취재했는데요. 들어보시죠.

◆ 인터뷰> 대가리는 의미 없어 장식품이야. 이제 네 차례는 끝났으니 사요나라야.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

◇ 정관용> 아이고, 끔찍합니다. 많이 부른다네요.

◆ 김현수> 제일 걱정인 것은 조금 더 어린아이들 사이에 청소년이라기보다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런 아이들 사이에 이런 노래가 번져나가는 것이 걱정이죠. 그러니까 쓸모없으면 죽어야 된다 이런 문화가 그야말로 이제 아이들이 혼날 때 그 대가리는 어디에 쓰냐 이런 비난을 들었던 아이들이 자기가 능력이 없으면 이 세상을 살 의미가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풍조가 더 어울려서 이렇게 확산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까 왜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어,이것도 일종의 유행어가 됐다고 했죠. 이게 참 알게 모르게 유행어, 노래 이런 게 그냥 툭툭툭 나오다 보면 그만큼 생에 대한 존중감이랄까 이런 게 점점 약화되는 거 아닐까요.

◆ 김현수> 맞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문화가 자꾸 퍼지는데요. 예전에 삶에 대한 희망을 잃고 의욕을 잃고 무기력하다 그러면 이게 다 고등학생들 일이었거든요. 최근에는 중학생으로 내려오고 또 초등학생으로 내려와서 부모들이 그렇게 바라는 공부에 관해서 일찍 포기하겠다. 부모들에게 자기에 대한 기대를 꺾어버리겠다. 사는 게 너무 힘들다. 그런 아이들의 이야기를 정말 귀 기울여서 들여야 될 때가 된 것 같아요. 아이들이 굉장히 속상해하는 건 말할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학교에서는 선생님도 바쁘고 집에서는 엄마 11시, 10시 학원 끝나서 만나고 피곤해서 자고.

◇ 정관용> 남학생, 여학생의 차이도 있습니까?

◆ 김현수> 남학생들은 술 먹고 담배 피우고 어쨌든 공격적으로 푸는 그런 행동으로 푸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여학생들은 자해 문화에 더 깊숙이 빠져들어서 자기를 공격하는 자해 문화는 사실 남학생보다도 여학생들에게 더 널리 퍼져 있습니다.


◇ 정관용> 트위터, 인스타그램 이런 거 언급하셨는데 검색창에 자해 하고 검색하면 관련된 사진 같은 것들이 어마어마하게 뜬다고 그래요. 그래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그 사진 좀 검색 안 되게 기업들이 노력해라. 기업들한테 금지시켜달라, 이런 것까지 청원이 갔다면서요.

◆ 김현수> 저랑 저희 정신과 의사들 몇 명이 함께 청원했는데 적어도 단기적으로 이런 문화가 좀 정리가 되려면 그런 수단을 통제하는 것, 소셜미디어에서 좀 책임감을 갖고 아이들이 그걸 보고 또 자해하는 법을 구글에서 배우고 인스타에서 자해의 사진을 올려서 친구를 맺고 이런 관계들이 퍼져나가기 때문에 저는 어쨌든 정부에서 빨리 소셜미디어 회사들한테, 하다 못해 금지는 못하면 경고문구라도 같이 올려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에 대한 청원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정관용> 청소년의 자해 전파, 자해 확산을 막아주세요, 이런 청원이네요. 이게 학교 현장 교사들도 알고 있을 거 아닙니까?

◆ 김현수> 그럼요. 선생님들도 많이 알고 계시는데요.

◇ 정관용> 학교 현장에서 무슨 고민들을 하고 있지 않아요? 대책이 없습니까?

◆ 김현수> 학교 선생님들도 어쨌든 이런 친구들에게 부모님께 알리고 상담교사에게 또 의뢰하고 그러는데 반에서 이런 아이들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까 사실 학교에 모두 배치되어 있지 않은 그런 전문 상담교사 전부 있는 건 아니거든요. 사실은 이 아이들을 잘 상담해 줄 어른이 없는 그런 경우가 많아서 어쨌든 아이들이 충분한 도움을 받고 있지 못하는 것은 현실입니다.

◇ 정관용> 방금도 청취자 '조경진' 님께서 학교에 근무하는 사람입니다. 죽으려고 하는 아이들 실제로는 많이 만나봤어요. 그런데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방법을 알려주세요, 이런 의견.

◆ 김현수> 많은 어른들이 못 하게 하는 것으로 접근을 하시는데, 못 하게 하는 것으로는 아이들이 마음을 숨기니까 자해가 어떤 의미인지 자해가 실제로 아이들에게는 분을 풀게 하는 효과도 있고 후련해진다는 아이들도 있고 못난 자기자신을 처벌하는 효과도 있다고 많은 얘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아이들 심정을 잘 들어주면 사실 자해가 줄어들어요. 그래서 못 하게 하는 문제가 아니라 정말 자살 의도를 면밀히 평가한 다음에 그다음에는 이 아이들 심정을 들어주고 덜 힘들게 해 주는 것, 이게 자해 문화를 근본적으로 줄어들게 하는 어른들의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특히 청소년들의 자살은 아주 충동적인 경우가 또 많다면서요.

◆ 김현수> 어른들은 좀 그야말로 여러 가지 심사숙고하는 그리고 여러 가지 관계에 기초에서 정말 결심해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무래도 청소년기에는 흔히 말하듯이 전두엽의 발달보다 이런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뒤늦어서 욱하고 그런 충동적으로 하는 경우가 어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러니까 더 걱정이고 문제인 거예요. 내 아이가 좀 위험하다는 시그널, 이런 것들을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까요.

◆ 김현수> 일단 현상적으로 아무래도 5~6월달에 반팔 입기를 싫어하는 친구들이 손목긋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었죠. 그래서 그때 굉장히 많이 발견이 됐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침묵하고 또 비관하고 특히 아이들 입에서 "엄마 이번에는 좀 어려운 거 같아."실제로 이생망이라는 얘기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도 있거든요. 너무 힘들다, 힘들다는 걸 호소하면서 이번에는 어렵다... 그리고 문을 잠그고 있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의 정서가 굉장히 부정적이고 비관적이다 이러면 혹시 특히 여학생들이 그러면 그런 경우에는 자해의 문화에 혹시 연관이 되어 있는지 살펴봐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어떻게든 말문을 열어서 말하도록 대화를 하는 것 그것밖에 사실 방법이 없는 거죠.

◆ 곽지현> 사실 손목을 긋는다는 건, 말로 안 되기 때문에 몸으로 표현한다는 거거든요. 말을 하게 되면 굳이 손목을 그을 필요는 없게 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내 아이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지 관심 갖고 지켜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되고요. 그저 성적표만 들여다보지 마시고 그리고 이야기를 좀 같이 나눌 수 있는 아주 일상적인 대화부터.

◆ 김현수> 사실 일상적인 대화가 하루에 15분 이야기하는 시간이 없다고 하고 입만 열면 입시에 관한 또 공부에 관한 이야기니까 청소년들이 제발 입시 중심, 공부 중심, 1등주의, 획일주의 이런 것을 벗어나는 사회에서 언제 살아보냐 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기획한 생명사랑 캠페인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오늘은 빨리 사라져야 할 10대의 자살 문화, 자해 문화 뭐 이런 얘기 좀 나눠봤습니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교수 도움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10대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 바라는 목소리 함께 들으면서 마무리짓죠.

◆ 인터뷰> 같은 친구인데도 과연 왜 저렇게 죽었어야만 했으면 이해가 안 갈 때가 더 많아요 /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는데 그걸 포기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불쌍하고 좀 그랬어요 / 주변에서 어른들이 어느 정도 인지를 했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가만히 두고 있었어야 됐나. 교사, 선생님들도 요즘 애들한테 좀 더 신경 많이 써줘야 될 것 같고 / 그냥 왜 우리가 이런 환경에 놓이게 됐나 되게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회에. 이렇게 공부 때문에 자살하고 학교폭력 같은 것 때문에 자살하는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나, 이렇게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 너무 안타깝고 10대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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