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간부들, 송 장관 문건 발언 논란에 "진짜 기억에 없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관련 긴급회의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지난 9일 송영무 장관이 주재한 간담회에 참석했던 국방부 간부들은 대부분 당일 장관이 기무사 보고서에 적힌 그런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간담회에 참섬했던 국방부 담당 민병삼 100기무부대장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장관은 7월 9일 오전 간담회에서 위수령 검토 문건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내가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현재 군·검 합동수사단이 계엄령 문건에 대한 수사에 나서고 관련 부대간 오간 문서와 보고서 제출명령이 내려지는 등 사태가 커졌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송 장관은 문제를 중대하게 보지 않았다는 것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거짓말이다.대장까지 한 장관이 거짓말을 하겠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에 대해 회의에 참석했던 국방부 고위 간부들은 26일 "정말 장관이 그런 발언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간부는 "당시 한시간 반 가까이 회의를 했는데 각 실의 업무에 대해 장관이 여러가지 질책성 발언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기무사 문건에 대해 장관이 기무사의 보고서 내용에 적힌 발언을 했는지는 전혀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간부는 "당일 회의 내용이 방송에 보도된 뒤 대변인으로부터 혹시 회의 때 그런 얘기가 있었는지 생각이 나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또 "자신을 포함해 참석자들이 간담회 내용을 일일이 기록하지 않았지만 뭐에 홀리지 않은 이상 이렇게 기억에 없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고 말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회의가 상당히 길었고 사실 저도 기록을 하는데 제 노트에도 그 부분은 없었다"며 "사실 그래서 확신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장관이 기무사 문건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는 방송 보도에 오보 대응을 하겠다며 9일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당시 회의때 그런 내용이 논의된 사실이 없다는 확약서를 받다가 중단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대부분의 간부들이 이 확약서에 서명하는 중이었으나 24일 국회에서 장관 발언을 폭로한 민병삼 100기무부대장이 이를 거부해 서명받기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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