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는 이날 오전 11시 15분쯤부터 약 4시간 동안 정전이 났다.
이 사고로 12개동 1000여 가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지 못해 부채질을 하며 흐르는 땀을 식혀야 했다.
주민 오영(21)씨는 "잠에서 깨어 보니 선풍기와 냉장고가 모두 꺼져 있었고 냉기도 느껴지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며 "찬물로 샤워를 하며 전력이 돌아오기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최정수(67)씨도 "에어컨이 작동 안 되니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땀이 줄줄줄 났다"며 "가전제품이 작동하지 않아 점심도 먹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한국전력 측은 기온이 올라 전력 수요가 많아졌고, 이 아파트 주변 차단기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날 밤 10시 20분쯤에는 서울 노원구 하계동의 한 아파트에 정전이 발생했다.
이후 복구 작업이 늦어지면서 5개 동에 사는 600여 가구 주민들은 다음 날 저녁까지 19시간 가량 불편을 겪어야 했다.
아파트에 설치된 변압기가 손상돼 정전이 났는데, 기종이 구형이라 부품이 흔치 않았던 탓에 복구가 늦어졌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9시쯤에는 충북 청주시의 주택과 아파트 80여가구에서 약 1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했고, 오후 10시 25분쯤에는 서울 중구 신당동의 다가구주택 30여가구가 정전됐다 2시간 만에 복구됐다.
한전에 따르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 1일부터 25일 현재까지 전국 아파트단지 중 정전이 발생한 곳은 모두 59곳에 달했다.
대다수가 더운 날씨로 전력량이 많아져 노후된 설비에 과부하를 일으켰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