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싸울 상대를 여전히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 5일 조 추첨 결과를 얻었지만 참가신청한 26개국 가운데 2개국이 누락돼 25일 다시 추첨한다.
이 때문에 김학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상대국 분석은 대회를 앞두고 멈춰선 상태다. 선수들 역시 오는 31일부터 차례로 소집될 예정이나 일부 해외파 선수는 조별예선이 시작되고 나서 뒤늦게 합류할 가능성도 생겼다.
조 추첨을 다시하는 탓에 대회 준비가 늦어지며 아시안게임 5번째 우승이자 최초의 2연패에 도전하는 ‘김학범호’는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참가하는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손흥민은 사실상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26개국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몸값이 비싼 선수다. 객관적으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할 가능성이 큰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다. 이미 소속팀 토트넘은 물론, 두 번의 월드컵 출전을 통해 2018년 현재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섰다.
다만 뉴캐슬과 2018~2019시즌 1라운드를 소화한 뒤 인도네시아 현지로 합류하는 만큼 현지 적응이 관건이다. 예정대로라면 조별예선 2차전 교체 출전 또는 결장 후 3차전 출전이 최상의 옵션이 되겠지만 조 추첨 결과에 따라 자칫 조별예선 통과를 동료들에게 맡겨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 경우는 또 다른 와일드카드 공격수 황의조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또 한 명의 해외파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이 나상호(광주)와 함께 공격진을 구성하지만 무더운 여름 2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로테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 때문에 어린 동생들을 이끌고 승리를 따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황의조의 역할이다.
더욱이 황의조는 김학범 감독이 선발할 당시 ‘인맥 축구’ 논란이 불거졌을 만큼 많은 팬의 신뢰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더욱 실력으로 자신의 선발 자격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 명의 와일드카드 공격수가 승리를 위해 상대의 골망을 흔들어야 하는 반면, 골키퍼 조현우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을 다시 한번 선보여야 한다. 특히 김학범 감독은 조별예선 이후 토너먼트에서는 많은 골이 터지지 않는 결과가 자주 나왔다는 점에서 골키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U-23 축구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나 다름없었던 강현무(포항)를 대신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조현우 역시 후배의 몫까지 더해 그라운드 위에서 선방을 펼쳐야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러시아월드컵에서의 경기력이라면 충분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