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피를 나누고 장기를 나누는 생명나눔운동이 50주년을 맞았습니다. 1968년 첫 헌혈을 시작으로, 1991년에는 장기기증운동이 전개됐는데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어제(23일) 생명나눔 50주년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지금은 혈액을 아무 대가 없이 나누지만 50년 전만해도 혈액은 기증하는 게 아니라 사고 파는 대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헌혈은 1968년 이뤄졌습니다.
당시 우석대병원 원목이었던 박진탁 목사가 응급실 환자를 위해 자신의 피를 나누면서,
매혈이 아닌, 헌혈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박진탁 목사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 최초 헌혈자]
"(광화문) 지하도가 처음 생겨서 지하도를 구경 올 때였어요. 그 때 우리가 거기에다가 헌혈의집을 만들어서 각 학교에 다니면서 강연을 하니까 하루에 5-60명씩 사람이 몰려왔어요."
이후 미국에서 뇌사 장기기증을 목격한 박진탁 목사는 1991년 국내에서 최초로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하고 장기기증 운동을 본격화했습니다.
이같은 생명나눔 사역이 올해로 50년을 맞았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헌혈과 장기기증자, 장기이식 의료진과 후원자까지 생명나눔의 주인공들을 초청해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자신의 장기를 떼어주고, 피를 나눈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사회의 생명나눔 문화는 조금씩 확산될 수 있었습니다.
[이태조 목사 / 경북 상주 예일교회, 1993년 신장기증 2005년 간 기증, 헌혈 101회]
"초기에 기증을 하신 분들은 주변으로부터 칭찬보다는 오히려 꾸중을 많이 들었어요. 엉뚱한 일을 한다고 하는. 근데 이것이 꼭 필요한 일이고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앞장서서 나가는 것이 참으로 귀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표세철 목사 / 서울 공릉동 주양교회, 1991년 신장 기증, 2002년 간 기증, 헌혈 550회]
"지금 헌혈운동이 50년이 됐지만 아직도 전 국민으로 따지면 10%도 채 참여를 못하고 있어요. 헌혈에.그러기 때문에 아직도 더 헌혈운동에 동참해야되고, 장기기증운동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생명나눔사역 50년 역사를 함께 해온 박진탁 목사는 나누고자 하는 국민의식을 법과 제도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일례로 각막 기증과 이식의 활성화를 위한 법안이 지난 2016년 국회에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다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박진탁 목사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
"지금 우리가 각막기증도 아이뱅크(각막은행)가 있어서 돌아가셔서 기증한다고 하면 뛰어가서 적출해 오면 되는데 그러지를 못하는 거예요. 제도가 뒷받침을 해주지 않아서 답보상태에 있다.."
한편 장기기증운동본부는 화보집 ‘생명을 살리며 사랑을 전하다’를 펴내고 헌혈과 장기기증의 지난 50년의 활동을 담았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정선택 임태훈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