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인터넷은행, 금융산업 변화 주도"…은산분리 완화에 힘 실어

국회 정무위 여당 의원 10명 中 과반수,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찬성
최종구 위원장 연일 은산분리 완화 강조
지난 11일에는 "은산분리 재점검할 시점"

여당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금지)를 완화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연일 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핀테크(IT 기술을 접목한 금융서비스) 생태계의 개척자로서 중추적 역할을 해달라"며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려는 국회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참석자들이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기업의 협업 사례 발표를 듣고 있다.(왼쪽부터)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최 위원장은 23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에서 열린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2000년대 이전 핀테크는 금융사가 IT 기술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의 추세는 혁신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IT 기업 스스로 금융산업의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핀테크 생태계의 중심에 위치한 인터넷은행도 다른 핀테크기업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인터넷은행이 핀테크 생태계에서 하나의 구심점으로서 금융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도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며 영향력을 확대하는 핀테크 혁명에 대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핀테크 혁명은 이질적인 금융과 비금융간의 융합으로 기존 규율 체계에 근본 고민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해외 주요국에서도 새로운 규제 체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핀테크 주체와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 금융 분야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혁신적인 핀테크 서비스의 출현을 뒷받침할 규제 체계를 마련하도록 입법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라며 "규제 혁신 등 제도적 지원과 함께 자금, 해외 진출 지원과 같은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최 위원장의 발언은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다. 현재는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최대 10%(의결권 4%)까지만 소유하도록 제한한 은산분리 규칙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주요 주주회사인 KT가 은산분리 원칙에 걸려 자본금을 제때 출자하지 못한 탓에 대출 영업을 연이어 중단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이 경영 악화로 치닫자, 여당은 기존 은산분리 원칙 고수의 입장에서 선회해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CBS노컷뉴스가 최근 새로 구성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 10명을 상대로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과반이 찬성한다고 답했다.

나머지는 보류하거나 대답을 거절했다. 반대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1일 민병두·정재호 의원이 주최한 인터넷은행 토론회 축사를 통해서도 "은산분리에 대해 원칙 적용 방식을 재점검할 시점이 되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은산분리 도입 당시보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요구를 제도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만큼 사회·경제적 여건이 충분히 성숙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토론회를 연 민병두 의원은 20대 국회 하반기 정무위원장이 됐고 정재호 의원은 정무위 여당 간사를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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