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헬기 추락 장병 영결식 거행…유족 靑에 강력 '항의'

유가족 "공식 조문 일정 끝난 뒤 靑 방문은 유족 모욕" 반발

(사진=문석준 기자)
"그대들의 숭고한 희생을 모든 해병인이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17일 발생한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5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23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도솔관에서 해병대장(葬)으로 거행됐다.


전진구 해병대사령관 주관으로 거행된 영결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송영무 국방부장관, 해군참모총장, 해병대 장병, 군의 주요 지휘관 등 1천여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하고 애도했다.

전진구 사령관은 조사를 통해 "순직한 5인의 해병을 뼈 속에 새기고 뇌리에 각인하겠다"며 "해병대와 그들의 꿈은 하나였던 만큼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날개를 달고 항공단 창설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어 故 김정일 대령, 故 노동환 중령, 故 김진화 상사, 故 김세영 중사, 故 박재우 병장의 동기들이 차례로 나와 추도사를 읽을 때마다 영결식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특히 고인들의 사진을 모아 만든 추모영상이 나오자 가족들은 숨진 장병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고, 참석자들도 함께 눈물을 흘리며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순직 장병들의 영현 운구는 해병대 항공대 등 주둔지를 돌아본 뒤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향했다. 유해는 이날 오후 6시 30분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사진=문석준 기자)
해병대는 순직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1사단 모든 장병들이 도열해 거수경례를 하며 최고의 예우로 배웅했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순직 장병들의 명예를 드높이고 희생을 기리기 위해 1계급 진급을 추서했다.

이와 함께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위령탑을 건립해 추모할 예정이다.

영결식에 앞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이 영결식장에 들어가려다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쫓겨났다.

유족들은 공식적인 조문 일정이 끝난 뒤 청와대 관계자가 뒤늦게 방문해 유족을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20일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영화 '허스토리'를 관람한 것에 대해서도 강력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유가족들은 "청와대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장병 5명에 대한 조문은 하지 않고, 가족들의 억장이 무너지는 동안 영부인은 시원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했다"며 "게다가 공식적인 조문 일정이 끝난 시점에 청와대 관계자가 유족을 찾은 건 유가족에 대한 위로나 애도가 아니라 모욕이다. 이게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진정한 나라인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유가족 대표 박영진 변호사는 "숨진 해병들의 희생을 헛되이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사위원회의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사건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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