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바닥은 방수 초록색 재질, 옥탑방 문 앞에 커다란 평상 하나가 놓여 있었다. 어른 10여명이 빼곡히 앉을 수 있는 크기였다.
부인 강난희 여사와 함께 짐을 푼 박 시장은 30여분 간 짐 정리 후 옥탑방 평상에 앉아 기자들과 마주했다.
더위 속에 박 시장이 옥탑방 살이를 하게 된 것이 걱정되지 않냐는 질문에 강 여사는 "평소 땀을 많이 안 흘리는데 오늘은 많이 흘리네요"라며 걱정했다.
인근 주민은 "옥탑방은 한증막인데 어찌 사실지 모르겠네"라며 박 시장의 입주에 관심을 표했다.
박 시장은 "앞으로 한달간 삼양동에서 살텐데 이것은 지난번 선거에서 강북에서 한달 살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러 온 것"이라며 "절박한 민생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고 강남북의 격차를 좀더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일반 정치인과는 다르다"면서 "제가 왔다는 말은 시청이 함께 왔다는 말이다. 한달을 끝낼 무렵에는 고민하고 연구하고 잠정 결정한 것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동석한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박 시장이 주민으로 한달 산다는 것은 삼양동민, 강북구민은 어떻게 생활할까, 삶을 체험하는 시간"이라며 "책상 앞에서 고민하는 정책이 아니라 시민 삶을 느끼면서 체험하겠다는 것이라 주민들이 아주 기대가 크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강북구을) 국회의원은 "서울에서 가장 주민으로 살기 어렵다는 동네, 달동네라 불리는 곳인데, 여기 산다는 건 주거환경,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라 너무 고맙다"며 "백날 국회의윈, 구청장이 말하면 뭐하나, 한번 보시는게 낫지"라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박 시장은 강북지역 유세에서 강북구 한 달 살기를 약속한 바 있다. 박 시장의 삼양동 생활을 놓고 정치적 행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접근이기에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지금 시민의 삶의 현장은 특단의 대책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절박하다”고 설명했다.
옥탑방에는 박 시장과 보좌진이 머물 방 2개와 화장실이 있다. 보이는 가구라고는 현관에 있는 낡은 신발장 하나가 전부였다. 화장실은 변기와 세면대, 샤워기, 수건 넣는 찬장뿐이다. 성인 한 명이 간신히 샤워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서울시는 이 집을 50일 동안 빌리면서 보증금 없이 월세 200만원에 계약했다. 박 시장 입주에 앞서 온수가 나오도록 수리했고, 인터넷을 새로 연결했다.
박 시장은 입주 다음날인 23일 삼양동 주민센터와 경로당, 어린이집 등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