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올림 '반도체 백혈병 10년 분쟁' 이르면 두달뒤 '마침표'

삼성전자, 반올림 양측 모두 조정위 제안 수용입장

7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열린 ‘문송면, 원진 30주기 추모와 반올림 농성 1000일 기자회견’ 모습.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삼성전자가 이른바 백혈병 피해자 등과 벌여온 10년 분쟁이 이르면 두달 뒤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조정위원회 제안을 수용하기로 한 가운데 피해자 대변단체인 반올림도 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인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발병과 관련한 문제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공개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날 통보했다.

조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양측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제안서'를 각각 발송했다.

일종의 최후통첩인 이 공개제안은 지금까지는 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조정안을 제시하면 당사자들이 수락하거나 거부하는 것을 결정하는 조정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양측 의견을 바탕으로 조정위가 '중재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이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과 반올림 어느쪽이라도 제안을 거부하면 조정위원회가 더이상 활동할 수 없다는 최후통첩을 내놓으면서 양측을 압박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는 조정위의 중재안 내용과 상관없이 무조건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전날 조정위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서초사옥앞에서 지금까지 1천일 이상 농성을 벌여오고 있는 반올림측도 조정위원회의 최후통첩을 수용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 두달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조정위의 중재안은 삼성전자가 사과하고 대신 반올림은 서초사옥앞에서 벌여온 농성을 해제하며 새로운 질병에 대한 보상, 반올림 피해자에 대한 보상, 재발방지와 사회공헌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위 최후통첩을 삼성이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로 한 것은 지난 2월 항소심 집행유예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이후 삼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고 10년 이상 끌어오고 있는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와의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인도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경영복귀 수순을 밟아바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으로서는 백혈병 문제를 푸는 것이 큰 과제였다.

조정위는 두달뒤에 중재안이 나오고 삼성과 반올림측이 최종적으로 합의하면 10월안에 피해보상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이렇게 될 경우 지난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근로자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된 '삼성 백혈병 논란'은 10년만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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