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KTX열차 승무지부는 21일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전 10시 노조와 한국철도공사가 해고승무원 복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해고 승무원 중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코레일에 6급 사무영업직으로 특별 채용되며, 과거 근무 경력도 인정하기로 했다.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오는 11월 30일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희망자 전원을 채용하는 데 합의했다.
기자회견장에 모인 해고 승무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김승하 KTX노조 지부장은 "오늘이 저희가 투쟁을 시작한지 4526일째"라면서 "이곳 서울역에서 저희가 투쟁과 농성이 아닌 저희 문제가 해결됐다고 국민들께 감사인사 드리게 된 게 꿈만 같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이번 합의를 "공기업이 시행한 최초의 대량해고 문제를, 이렇게 오랫동안 사회적 문제로 남았던 것이 해결됐다는 데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도공사로 돌아가는 것만이 끝이 아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으로 저희는 큰 고통을 받았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 부분에 대한 투쟁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KTX 승무원 판결'을 두고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커진 바 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지난 2008년 해고무효 소송을 내 1·2심과 가처분 소송에서 이겼지만, 대법원이 "코레일과 승무원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판단을 뒤집은 뒤 지난 2015년 11월 파기환송심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 판결로 소송비용과 받았던 임금까지 반환해야하는 처지에 몰리자, 조합원 한 명이 세 살배기 아이를 남겨 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김 지부장은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겠지만 사법농단을 되돌려 놓는 것이 그 친구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행동이라 생각하고 투쟁하겠다"며 다시 한 번 눈물을 훔쳤다.
노조는 지난 5월 24일부터 약 두 달간 이어온 천막농성도 오늘로 정리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이날 정리해고 된 승무원 중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에 대해 특별채용을 추진하기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노사합의서와 부속합의서에 합의했다.
이들은 합의문에 "공사(코레일)는 당사자들의 고통에 유감을 표명하고, 노사는 향후 공공철도의 구현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적극 협력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복직하는 승무원들이 바로 승무 업무로 복직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승무업무는 코레일의 자회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철도노조는 KTX 승무업무의 직접 고용 전환을 위해서도 투쟁을 지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