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체에서 10년째 일하는 이택화(46) 씨는 오후 1시까지 동료와 함께 맡은 3개 지역을 돌며 쓰레기를 수거해 처리장까지 옮긴다.
이들이 수거하는 쓰레기는 종류도 다양하다. 생활 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 재활용품, 대형 폐기물, 무단 투기한 쓰레기까지 5가지에 달한다.
오후 1시, 드디어 일이 끝나면서 몸은 녹초가 됐다. 하지만 이들은 서둘러 밥을 먹고 동료 30여 명과 함께 집이 아닌 고양시청 앞으로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약속대로 민간 용역을 중단하고 시 직영으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8월 말 당시 최성 시장은 그해 12월 말까지 기간제 노동자 및 용역업체 노동자 1천200명을 직접 고용해 무기계약직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에 청소 노동자들은 지난 5월 17일부터 두 달 넘게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날 낮 최고 기온 33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은 갈수록 더 기승을 부렸지만, 청소 노동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며 현수막을 내걸고 집회에 나섰다.
17년 차 청소노동자 이해룡(56) 씨는 "더위 때문에 아주 죽겠지만 우리에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며 "문재인 정권이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했는데 새로운 이재준 시장의 공약도 같기 때문에 투쟁하게 되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 직영화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3단계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다른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달리 청소용역의 구체적인 전환 지침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최성)전임시장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는데 여러 복잡한 상황이 있다 보니까 전환을 못 시켰다"며 "시설 확보, 업체 협상, 호봉제 도입, 노동계 협의 등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양시에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체 10곳, 가로청소 업체 3곳, 노면청소 업체 2곳 등 총 15곳의 요역 업체에 440여 명의 청소 노동자가 소속돼 있다.